교황 환경 회칙 해설{찬미를 받으소서}(1) 생태 위기,회개와 해동의 요청

작성자 : 에우제니아    작성일시 : 작성일2015-06-25 18:38:49    조회 : 474회    댓글: 0


교황 환경 회칙 해설 「찬미를 받으소서」(1) 생태 위기, 회개와 행동의 요청

우리의 편의와 욕심에 환경은 파괴되고…
발행일 : 2015-06-28 [제2950호, 10면]
 ▲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홍수와 가뭄과 같은 자연재해뿐 아니라 생태 환경 위기도 현실로 다가온다.
(그래픽 장지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Laudato Si’)는 역사상 처음으로 환경과 생태 문제를 주제로 삼고 있다. 6개장, 총 246항과 2개의 기도문으로 구성된 회칙은 4만개에 달하는 단어로 구성된 방대한 문헌이다. 회칙은 성경과 신학, 철학은 물론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성과까지도 포용, 교회 안팎의 모든 인류를 향해 회개하고 행동할 것을 호소한다. 특히 교황은 생태의 위기가 자연환경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모두 관련되는 것임을 장엄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알아듣기 쉽게 선언한다.

오늘날 인류의 가장 급박한 과제인 환경과 생태 문제에 대한 회칙의 권고와 초대를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총 6회에 걸쳐 해설기사를 마련한다.

 

기대와 반포 배경

이미 전세계는 오래 전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 회칙을 고대해왔다.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보여준 모습들은 그의 도덕적 권위를 단지 가톨릭교회 안에 가둬두지 않았다.

가식과 형식, 권위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해오는 모습들,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 안에 집약된 교회의 새로운 면모, 가르칠 뿐만 아니라 가르친 바를 직접 실천하는 교황이 펴낼 회칙은 자연스럽게 전세계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회칙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의 이유는 무엇보다도, 환경과 생태의 위기는 지구촌, 인류의 미래를 매우 비관적으로 전망해야 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미 수많은 과학적인 연구들은 현재 지구 온난화라는 기후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고, 그 원인의 대부분은 인류의 무분별한 파괴 행위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교황은 회칙의 첫 부분에 이러한 자연과학의 연구 결과를 위치시키고, 강한 어조로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하면서, 특별히 각국의 지도자들을 질책한다.

결국 교황은 인류가 과학자들의 충고대로 더 늦기 전에 환경과 생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회심과 직접적인 행동에 즉각 나서지 않는다면 파국에 이를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모든 이들을 ‘열린 대화’로 초대하려 한 것이다.

의의와 중요성

 ▲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회칙에 전세계인들의 관심이 모아졌다. 교황은 생태 위기 극복을 위해 회개를 강조했다.
이번 회칙은 무엇보다도 하느님과 인간, 자연의 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담고 있다.

회칙은 환경 위기에 대해 말하지만 그것은 자연 생태만을 말하지는 않는다. 이번 회칙의 가장 중요한 핵심 개념은 ‘온전한 생태학’이다. 이 개념은 ‘정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회칙에서 제시된다. 환경의 문제와 인간 사회의 문제는 서로 깊이 연관되므로 인간, 사회, 자연이 모두 온전히 하느님의 피조 세계로서 훌륭하게 보존될 수 있는 포괄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회칙의 핵심적인 가르침이다.

이로써 볼 때, 회칙은 단순히 자연 환경의 보전에 대한 권고에 그치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 하느님의 피조물에 대한 더욱 폭넓은 이해와 더불어 하느님-인간-자연의 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바탕으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에 대한 성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미 「복음의 기쁨」, 그리고 교황으로서의 교회 통치 방향에서 가장 근간인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의 정신이 강조된다.

교황은 생태계의 파괴가 철저하게 가난한 이들, 남반구의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과 희생을 가져왔고, 기술의 발전은 지식과 자본을 가진 이들에게 편중돼 왔음을 강하게 지적한다. 피조물에 대한 무자비한 지배는 자연 환경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가진 것이 적은 사람들과 나라들에 대한 억압과 지배로 나타났다. 그래서 생태의 위기는 곧 인간 생태의 위기로 이어지고, 이는 하느님의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배신하는 악덕이다.

두 번째, 회칙은 정치적, 경제적, 이념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사목적이고 도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교황은 교회가 위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치적, 사회적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교황이 제시하는 해결 방식은 ‘회심’, ‘생태적 회심’이다. 모든 이들이 새로운 생활습관을 추구해야 한다. 동기 부여와 교육의 과정 없이 변화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회심과 함께 교황은 책임 있는 이들을 ‘대화’와 ‘행동’으로 초대한다. 즉, “특정 이해관계나 이념들이 공동선을 침해하지 않도록 솔직하고 개방적인 논의”를 위해서 국가 지도자와 정부들은 대화에 나서야 한다.

 

교회 안팎의 반응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에 대한 교회 밖의 반응은 대체로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지구 위기는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교회 밖 사람들은 교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타종교 지도자들 중 미국 네바다주 르모에 있는 힌두교학회 의장 라잔 제드는 자연 환경 보존을 가난한 이들에 대한 정의 문제와 연관지은 점에 대해서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칙이 공공 정책 수립, 개인의 생활 습관 변화, 그리고 타종교 지도자들이 환경 보존을 적극 지지하도록 이끄는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북아메리카 이슬람 연합의 모하메드 마지드 이맘은 “올해 라마단 기간에 이슬람 교도들은 교황이 제시한 지구 환경 보호의 호소를 깊이 성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회칙 반포 전인 6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후변화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인류가 한 가족이라는 인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터교 목사인 데이빗 베크만은 “교황은 우리가 왜 기후변화에 맞서야 하는지에 대해서 매우 설득력 있는 도덕적 설명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기상학 교수 마이클 만 교수는 교황이 “정확하게 과학이 말해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회칙에 영감을 받아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300인의 랍비 선언을 주도한 아서 와스코우 랍비는 교황과 회칙의 도덕적 권위가 환경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메리카 인도주의협회 로이 스펙하르트 사무총장은 “가톨릭교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 회칙 「찬미를 받으소서」는 여섯 장에 걸쳐 환경문제 성찰
제1장 “더불어 사는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17-61항)

현재의 생태 위기 현상에 주목한다. ▲오염과 기후변화, 특히 화석 연료 사용으로 초래되는 지구 온난화 ▲식수 오염 ▲생물 다양성의 감소 ▲낮아진 인간 삶의 질과 사회의 붕괴 ▲세계적인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지도력의 부족을 언급하고 있다. 

제2장 “피조물에 관한 복음”(62-100항)

피조물에 대한 인류의 책임을 성경의 전승에 비추어 설명한다. 자연 환경은 인류의 공통 유산이며 모든 이가 책임져야 하는 것(95항)이다.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 가지 관계, 곧 하느님과의 관계, 우리 이웃과의 관계, 지구와의 관계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세 가지 핵심적인 관계가 이 세상과 우리 안에서 깨어졌다. 이 불화가 바로 죄이다(66항).

 

제3장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들”(101-136항)

위기의 증상과 원인을 철학과 사회과학과의 대화를 통하여 성찰한다. 기술의 오용을 막기 위해서 올바른 한계를 정하고 바른 자제력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건전한 윤리와 문화와 영성이 필요하다(105항). 세계에 대한 인류의 ‘지배’는 책임있는 관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116항). 고용과 노동 문제도 온전한 생태학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제4장 “온전한 생태학”(137-162항)

회칙이 정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안하는 핵심 개념. 환경의 문제와 인간 사회의 문제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우리는 자연계와 사회 체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포괄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 장은 세부적으로 환경 생태학, 경제 생태학, 사회 생태학, 문화 생태학, 일상생활 생태학, 공동선의 원칙, 세대 간의 정의를 다룬다. 

제5장 “접근법과 행동 방식”(163-201항)

‘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대화는 인류가 자기 파괴의 소용돌이에서 탈출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163항). 교황은 “교회가 과학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정치를 대신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며 “특정 이익이나 이념이 공동선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솔직하고 열린 토론을 권장”하고 있다.

 

제6장 “생태 교육과 영성”(202-246항)

모든 이에게 ‘생태적 회심’(216-221항)을 권유한다. 뿌리 깊은 문화적 위기 상황에서, 교육과 훈련 없이 인간의 습관과 행동의 변화는 불가능하다. 이는 모든 교육 분야, 무엇보다도 학교, 가정, 매체, 교리교육에서 이뤄져야 한다.  

회칙을 마무리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의 신자들을 두 가지 기도, 곧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와 “그리스도인이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기도”를 바치도록 초대한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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