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학교 - 정홍규신부 환경칼럼

작성자 : admin    작성일시 : 작성일2014-03-05 23:01:00    조회 : 424회    댓글: 0


[정홍규 신부 환경칼럼 - 환경과 창조] 162 민들레 학교

발행일 : 1995-05-21 [제1954호, 12면]


여기저기에서 학교폐지론이 튀어나온다. 대안학교, 실험학교가 만들어진다. 교육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 문제는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대학졸업자가 다시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사람이 늘어간다는 사실은 교육이 잘못되어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농촌이 텅비어 가는 이유는 교육문제이다. 농사를 뼈빠지게 지어 자식들을 도시에서 내 보내어 공부를 시키자니 농민은 늘 쪼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도시를 나간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마친 다음 농촌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도시는 터지고 농촌은 텅빈다. 성적때문에 자살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모두들 교육문제가 심각하다고 걱정하면서도 가톨릭계 학교도 일반학교와 다를바가 없다. 특히 학교의 교장선생님들은 복지부동이다. 복음화하는 학교로 차별화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학교처럼 만들고 있다. 가톨릭계 학교는 달라야 한다. 우선 교장이 바뀌어야 한다. 보다 더 생명가치를 실현하는 학교로 나아가야 한다.

세계관이 변화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개성, 영성, 창조 그리고 자유와 공동체로 향하고 있다. 미래교육의 핵심은 생명에 대한 영성이다. 이제 좋은 대학에 많이 보내는 학교는 가장 나쁜 학교가 아닌지. 좋은 학교는 좋은 대학에 많이 보내는 것이 아니라 삶에 직결된 학습, 생명가치를 체험하는 현장학습을 통하여 자아를 발견하고 이웃과 더불어 그리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열린 학교로 변해야 한다. 지금의 학교는 폐지되어야 한다. 실패자를 만들어 내는 고등학교이다. 가톨릭계 고등학교는 어떤가? 일반 교사나 교수들도 새로운 대안 학교를 시도하고 있는데 우리 신자 교사, 교수, 교장들은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독일의 대표적 대안학교인 발도르프 학교에서 배워보자. 대구의 민들레 학교도 대안 학교로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지 않는가. 풀무학교는 어떤가? 변산반도에서 시도하고 있는 실험학교는 또한 어떤가? 계절학교로서 자연학교인 푸른평화 학교는 어떤가? 우리 가톨릭계 학교는 생명의 복음을 지양하는 생활학교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병든 학교를 뒤집어야 한다. 이제 주일학교도 혁명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생명, 가정, 기초 공동체를 지향하는 교리교육, 시간표에 의한 교육보다도 공간에 의한, 교사에 의한 교리보다도 서로 배우는 주체적인 학습방법, 농촌현장 학습, 창조물 학습, 삶의 순간 순간을 귀하게 여기는 체험학습이다.

 

정홍규 신부ㆍ농촌살리기 대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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