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광희 "발효음식은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먹을거리"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06-09 21:00:09    조회 : 129회    댓글: 0

[인터뷰] 기광희 "발효음식은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먹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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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0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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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합천 우리밀 재배 현장(가톨릭평화신문 DB)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기광희 / 발효음식연구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발효음식은 환경과 생명을 살리는 먹을거리
발효음식은 기다려야, 기다림도 요리의 한 부분

우리 밀에 대한 소비자 인식 높아지고 생산 농가도 늘어
식품대기업이 우리 밀 쓰면 소비 촉진에 큰 도움
우리 밀과 천연발효종 이용한 제빵기술 널리 공유되길


[인터뷰 전문]

국제사회가 지구환경 보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다짐하며 제정한 날, 내일은 환경의 날입니다.
공공기관과 기업, 환경시민단체들이 다양한 캠페인과 실천을 통해 환경의 날의 의미를 되새기곤 하는데요.

도시에 살면서 내 먹을거리를 직접 농사짓는 데다 살아있는 발효음식을 만들어 전파하고, 일상에서 환경수칙까지 꼼꼼히 지키는 분이 있어 만나보겠습니다. 이렇게 산다면 건강한 지구를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광희 아녜스 발효음식 연구가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광희 아녜스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서울에 사시면서 농사도 짓고 계신다고요. 집 근처에서 텃밭을 가꾸시나요?

▶집 앞에 3평 정도 작은 땅이 있어서 하고 있어요.


▷농사도 짓고, 우리 농산물로 발효음식을 만들고 계신데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를 느낄 때가 있으신가요?

▶작년 같은 경우 제가 여주에서 농사를 지을 기회가 있어서 조금 지었는데 모든 농부님들이 정말 힘드신 한 해였어요. 제가 짓는 농사도 평 면적의 3분의1 수확량으로 심각한 수준이었죠.


▷작년에 장마가 많이 졌죠. 비가 많이 내려서. 앞서 제가 발효음식 연구가라고 소개를 했는데요. 주로 어떤 음식을 만드세요?

▶연구가까지는 아니고요. 그런 학위를 받은 것도 아니고 저는 요리를 좋아하고 다른 분보다 먹거리, 건강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있을 뿐인데 우리나라에 발효음식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저는 장류나 된장, 간장 그런 것들을 공부하다가 우리 쌀 소비 촉진을 위해서 막걸리, 좀 나아가다 보니까 몇 년 동안은 우리 밀과 천연발효종을 이용한 빵 만들기를 하면서 이웃들과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고 있는 정도입니다.


▷꾸준히 연구하고 발효음식을 접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계신데 발효음식에 특별히 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제 나이 또래는 발효음식에 대해 잘 모르죠. 저 같은 경우도 일하다 보니까 친정어머니한테 받아먹기만 했고요. 그런데 엄마가 연세가 드시니까 제가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엄마 살아계시는 동안에 좀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에 서대문구청에서 전통발효음식 강사 양성과정이라는 게 있어서 그걸 심화과정까지 이수하게 됐습니다. 전통 발효음식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알게 됐다고 할 수 있죠.


▷발효음식의 효능은 익히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환경과 생명의 관점에서 발효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 뭐라고 말씀하실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전문가는 아닙디다만, 환경적 측면을 생각하면 식품을 발효할 경우 저장성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농생산물이 일시에 쏟아져 나올 때 지역적으로 또는 계절적으로 나오는 재료의 수급이나 이런 조절을 할 수 있죠. 폐기 음식물을 줄일 수도 있고요.

생명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음식을 발효하면 아무래도 몸에 대한 흡수율이 훨씬 높아지고 유익한 미생물이 활동해 대사에 좋은 효능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몸을 살리는 음식, 건강한 음식이 된다고 생각하죠.


▷그러네요. 우리 몸을 살리는 게 생명을 살리는 게 아닌가 합니다. 불필요한 소비도 하지 않고 또 인공적인 식재료도 쓰지 않을 수 있고요. 우리 몸에 좋으니까 생명의 음식이라는 생각이 되네요. 발효음식을 제대로 만드는 과정, 더디기도 하고 느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초고속 시대라고 하잖아요. 일상과 반대로 이렇게 느린 음식을 만들고 자연의 순리를 기다리는 게 자매님께 어떤 시간일까. 어떤 시간으로 기다리세요.

▶발효음식은 결국 기다려야만 되는 음식이죠. 금방 되지 않고 효모나 세균, 미생물이 만드는 음식이기 때문에 느릴 수밖에 없어요.

그렇지만 효모나 세균, 미생물이 다양한 재료에 들어가서 발효, 숙성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몸에 좋은 영양가가 되고 풍미도 좋아지거든요. 이런 음식을 섭취할 때 우리 몸의 면역 세포들이 형성되고 몸에 좋은 영향을 줍니다. 이런 과정을 기다려 주는 것, 그 기다림도 저는 요리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밀, 우리 쌀을 음식에 주로 이용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우리밀이나 토종 밀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으세요?

▶제가 결혼 초가 90년대였는데 그때 천주교 재단에서 우리 밀 살리기 운동본부가 시작됐어요. 우리 밀 종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천주교 재단에서 시작했는데, 제가 그때 식구수 대로 1인 1만 원씩 기부 형식으로 참여했어요. 그때는 사실 그렇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수입 밀에 대한 말들이 많잖아요. 거창하게 식량주권이다, 식량전쟁이다 하면서요. 저는 개인으로서 그런 걸 따지는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그렇게 먹고, 한살림생협에서 우리 밀에 관한 일들을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우리 밀을 꾸준히 소비하게 되는 거죠.


▷그냥 체화돼서 오랫동안 이용하고 계시는 거죠. 거창한 구호보다는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빵을 주식으로 할 만큼 밀가루 소비가 늘고, 우리 밀이 영양이 풍부하지만 식감이나 가격 때문에 수입 밀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우리 밀을 더 많이 소비할 방법이 없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초창기 우리 밀은 거칠고 한살림에서 빵이 나오면 맛이 그렇게 있진 않았어요. 그래서 소비자들도 외면하곤 했는데, 지금은 인식이 높아지고 생산 농가가 굉장히 많아졌어요. 자기 이름을 걸고 생산하는 농가 밀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수입 밀에 비해서 맛이나 빵을 만들었을 때 제빵성이 떨어지지 않아요. 요리하시는 분들이 맛도 있고 건강한 레시피를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고요. 식품 대기업들은 거의 100% 수입 밀을 원재료로 쓰잖아요. 그런 거를 우리 밀로 대체한다면 정말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겠죠.


▷김치나 된장, 고추장 같은 저장음식은 그래도 전통방식대로 담그는 경우가 많지만 거의 매일 소비하고 많이 먹는 빵이나 쿠키는 천연발효종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살 수 있고 맛있는 걸 선호하게 되거든요. 그렇다고 가정에서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도 없을 것 같은데 대안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제과제빵의 역사가 그렇게 길진 않잖아요. 밥 문화이기 때문에. 이 제과제빵이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알고 있는 빵이나 제과 종류들이 굉장히 달고 자극적인데다 모양도 작아요. 그러다보니 일본식 공정은 까다롭다고 알고 있어요.

실상 유럽에서는 거의 식사 빵들이잖아요. 재료가 단순하고 공정도 사실 어렵지 않은데 우리들이 잘못 알고 있는 거죠.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제가 해 보니까 식사 빵들은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재료도 되게 단순하고요. 저처럼 조금 먼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우리 밀이나 천연발효종을 이용한 음식들, 요리, 빵들을 서로 나누고 레시피를 공유하면 어렵지 않게 가정에서 만들어 드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습관을 들이고 조금만 실천하면 환경을 지키고 우리 몸을 생명의 몸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환경의 날을 맞아서 생활 속에서 생명을 지키고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기광희 아녜스 발효음식 연구가 함께 만나봤습니다. 오늘 인터뷰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김원철 기자(wckim@cpbc.co.kr) | 입력 : 2021-06-04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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