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산업에 가스 포함…“재생에너지보다 가스발전 투자 우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2-01-04 21:40:12    조회 : 126회    댓글: 0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 공개
정부 “과도기 고려…가스 포함
탄소중립시나리오 따라 원전 배제”
기후단체, 기후위기 대응 실종 비판
금융시장이 정부안 수용할지 주목

일본, 원전·가스 모두 녹색서 배제
‘신호등’ 체계 동남아는 가스는 ‘황색’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이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등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녹색분류 체계 가이드라인을 공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이 지난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적응 등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녹색분류 체계 가이드라인을 공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산업계와 정부가 2년여 논의 끝에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지침서를 30일 공개했다. 원자력은 제외되고 천연가스는 2030~2035년 한시적으로 포함됐다. 세계 각국이 녹색산업의 기준을 정하고 이들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통해 성장과 기후위기 대응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유사한 기준을 확립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석탄·석유·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중 액화천연가스(LNG)는 일단 ‘녹색’ 산업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반면 원자력은 포함되지 않았다.기후환경단체들은 석탄에 이어 가스도 좌초산업으로 가고 있다는 세계적 흐름에 뒤떨어지는 결정이라 평가하고, 한편에선 청정에너지로서 원전을 포함할 것을 요청해온 터라 녹색분류체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녹색경제활동 분류해 금융 투자 가이드라인 제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의 1차 핵심 쟁점은 가스가 포함될지였다. 가스발전이 석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것은 맞지만, 생산·소비 전과정을 고려할 때 엘엔지 역시 석탄의 70%가량에 해당되는 온실가스 배출이 가능하단 이유에서 가스발전도 화석연료로 구분된다. 그러나 정부는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과도기 활동으로 인정돼 2030~2035년까지 한시적으로 포함한다”며 국내 최고 효율 수준 기준(340g CO2eq/kwh)을 맞춘 가스발전을 녹색산업(전환부문)으로 조건부 인정했다.정부가 가스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을 퇴출하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브릿지’ 연료로 역할 할 가능성을 고려한 탓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가스발전 비중은 전체 발전의 26.4%로 석탄(35.6%), 원자력(29%)에 이어 세번째다. 재생에너지는 5% 전후에 그친다. 실제로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10월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 2개 중엔 2050년까지 가스발전을 유지(5%)하며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로드맵이 포함돼있다.기후환경단체는 정부가 제시한 최고 효율 기준을 신규 가스화력발전소라면 가뿐히 충족할 조건이라고 본다. ‘탈석탄’을 하더라도 재생에너지보다 가스발전을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녹색분류체계의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비판한다.석유화학·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이용한 산업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고 생산하는 ‘블루수소’도 엘엔지처럼 과도기 녹색(전환부문)으로 포함한 것 또한 논란거리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로 만드는 청정수소(그린수소) 제조 기술은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소경제 활성화가 필요한 점 감안해 블루수소를 포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블루수소 역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생산 과정을 고려할 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목적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온실가스 감축·기후위기 대응 목표지만…가스발전·블루수소 포함
반면 원전은 배제됐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공개된 탄소중립시나리오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을 통해 정부는 현재 29%의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50년 6~7%로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다만 녹색분류체계 가이드라인은 2~3년마다 변경될 수 있다. 기후·경제 선진국인 유럽연합이 다음달 발표 예정인 녹색분류체계안도 참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동유럽을 중심으로 한 친원전 입장과 독일 등 국가들의 반원전 입장이 대립 중이다.이에 한 원자력 관련 기관의 책임자는 “국제동향을 살핀다는 말에 완전히 배제된 건 아니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다만 이번 정책 과정의 투명성이 담보되었는지는 불만”이라고 말했다.이번 가이드라인은 2023년부터 시장에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유럽연합의 경우 정부의 기준을 금융기관이 반드시 적용하도록 의무화하지만, 한국은 ‘가이드라인’에 그친다. 결국 시장이 이를 수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조현수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과장은 “올해 3/4분기까지 녹색채권 발행액수가 14조5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5배 이상 수준”이라고 말했다.기후환경단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가이드라인 결정이 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기존에 투자하던 대로 가스전과 같이 투자금액이 크고 수익효과가 보장된 화석연료 관련 산업에 계속 투자할 여지를 남겨뒀다는 것이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금융기관들은 다수의 프로젝트에 소규모로 투자되는 재생에너지 등 녹색부문 사업보다 천연가스나 블루수소처럼 소수의 프로젝트에 대규모로 투자할 수 있는 전환부문 사업을 선호하는 현재의 투자 관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짚었다. 기후환경단체 쪽을 중심으로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에스케이이앤에스(SK E&S)와 미얀마 가스전에 투자하는 포스코 그룹 등이 이번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한 탄소중립위원회 위원은 “가스발전이 아닌 다른 대체 발전을 찾아보자는 안도 나왔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미래데이터동맹(FOSDA)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유럽연합, 캐나다, 러시아, 뉴질랜드, 칠레 등 세계 25개 국가가 한국의 녹색분류체계와 유사한 녹색산업의 기준을 정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지난 4월), 일본(지난 10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지난 11월)에 이어 다른 주요 나라들보다 앞서 결정했다.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세계 유일의 국가임을 고려할 때 한국의 녹색분류체계가 아직 분류체계 논의를 이어가는 세계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으리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관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서 LNG 등 전환부문에 별도 분리 및 신호등 분류체계 도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정의당 장혜영 의원. 연합뉴스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관련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서 LNG 등 전환부문에 별도 분리 및 신호등 분류체계 도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정의당 장혜영 의원. 연합뉴스
다음달 유럽연합 안 공개 예정
한국보다 앞서 녹색분류체계 안을 만든 일본 국제협력은행은 석탄·석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발전사업을 모두 녹색산업에서 제외했다. 동남아국가연합은 ‘녹색·황색·적색’ 산업으로 구분해 천연가스는 황색으로 과도기적 활동이라고 분류했다. 지난 28일 환경운동연합·기후솔루션·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기자회견을 열어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 엘엔지발전설비들은 좌초자산이 될 수 있다”며 동남아와 같이 ‘신호등’ 분류체계를 두자고 제안했다.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25400.html#csidx091a842dc819a6481c58313682031f3 onebyone.gif?action_id=091a842dc819a6481c58313682031f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