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진단] 김정은의 올해 최대 도전과제 ‘식량안보’(임을출, 베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2-02-21 19:56:48    조회 : 150회    댓글: 0
1월16일 평화신문
“식량 자급률을 높여 식량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야 한다.”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식량 안보를 외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나라가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식량 안보 즉, 식량의 자급자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것도 ‘코로나의 역설’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일찍이 “코로나19에 따른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를 계속 해왔다. 베트남, 캄보디아, 러시아 등 주요 식량 수출국들이 2020년부터 식량비축을 위해 쌀과 곡물 수출을 금지하면서 식량 안보 취약국들이 공급 쇼크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떨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국경을 봉쇄한 지 3년째에 접어드는 북한도 수급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물자이동이 어려워지면 공급 쇼크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가 있다. 더구나 밀가루 등 수입 곡물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북한도 이들 곡물을 수입하면서 가격 상승을 경험한 바 있다. 북한의 이웃 나라인 중국도 식량 안보를 핵심정책으로 삼고 있고, 자국 내 식량 수급 불안정을 막기 위해 식량을 미리 수입하기도 한다. 이는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식량 원조도 쉽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단 외견상으로 북한은 식량 쇼크에 직면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당 총비서는 “당이 제일 중시하는 농업부문에서 평가할 수 있는 성과, 자신심을 가지게 하는 뚜렷한 진일보가 이룩되었다”고 밝혔다. 정확한 통계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예년보다 식량 사정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농업전문가들도 지난해 쌀과 옥수수 작황이 일조량 증가, 자연재해 피해 최소화 등으로 2020년보다는 증산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물론 고질적인 식량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북한은 지난해 7월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s)를 위한 고위급정치포럼(HLPF)에 자발적 국가평가보고(VNR)를 제출했다. 목표2(기아종식)와 관련해 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식량 자급자족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곡물 생산증대를 위한 긍정적인 조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재해와 복원력 약화, 농자재 부족, 낮은 기계화 수준으로 곡물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자체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이번 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2022년도 당과 국가의 사업방향을 제시하면서 식량의 자급자족과 새로운 농촌건설 전략을 강조했다. 농업 생산을 증대시켜 나라의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을 농촌발전 전략의 기본과업으로 규정하고 앞으로 10년 동안에 단계적으로 점령해야 할 알곡 생산 목표와 축산물, 과일, 남새(채소), 공예작물, 잠업 생산 목표를 밝혔다.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자력갱생과 더불어 식량 안보의 중요성을 재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북한 노동신문은 식의주 문제, 특히 먹는 문제 해결을 연일 촉구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농업 생산을 발전시키기 위해 알곡 생산 구조를 벼와 밀 농사로 바꿀 것을 언급하기도 했다. “농업은 우리가 양보할 수도 없고 놓치지 말아야 할 제일 중요한 부분”(노동신문, 1월 9일)이라는 강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과 더불어 전 지구적 재해에 각국이 저마다 자구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북한도 식량 안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셈이다. 어쩌면 올해 북한이 직면할 최대 도전과제는 식량 재난을 피하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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