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과 신앙”을 다시 생각한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5-06-03 16:36:45    조회 : 2회    댓글: 0
“플라스틱과 신앙”을 다시 생각한다
newsdaybox_top.gif2025년 05월 30일 (금) 02:38:57유미호 btn_sendmail.gif ecomiho@hanmail.netnewsdaybox_dn.gif

2025년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올해는 전 세계가 두 번째로 플라스틱 오염 퇴치를 위해 한 마음으로 목소리 내고 행동한다. 교회들도 함께하고 있다.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제안하여, 기독교대한감리교회 동대문지방회와 전농교회, 꿈마을엘림교회, 그리고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사회봉사부가 건물 로비에, 그리고 새문안교회와 덕수교회가 한 달 동안 "플라스틱과 신앙"이라는 매우 특별한 전시회를 진행한다.

'플라스틱과 신앙'이라는 이름의 이 전시회는 현대 문명의 이기(利器)인 플라스틱을 신앙의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우리의 신앙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 전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플라스틱의 역사는 인간의 창의성과 혁신을 보여주는 놀라운 여정이었다. 1850년대, 알렉산더 파크스가 최초의 인공 플라스틱을 발명했을 때, 이는 코끼리 상아를 대체하여 자연을 보호하려는 선한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모양을 만들다'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에서 유래한 플라스틱은, 창세기 1장 28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이루어낸 창조적 발명이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이 '신의 선물'이 가져온 어두운 그림자와 마주하고 있다. 매년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우리의 식탁과 몸속에까지 침투했다. 편리함을 추구하던 우리의 선택이 창조 질서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우리 신앙 공동체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성찬식 컵, 교회 행사의 일회용품, 크리스마스 장식, 부활절 용품 등 우리의 예배와 모임에서도 수많은 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가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돌보는 청지기로서 더욱 깊은 성찰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플라스틱 문제의 핵심에는 우상숭배와 탐욕이라는 두 가지 죄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편리함과 효율을 우상화하며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등한시해왔고, 끊임없는 소비와 구매라는 탐욕의 굴레에 갇혀 있다. 빌립보서 4장 11절에서 바울이 언급한 '자족'의 지혜를 우리는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다행히도 희망의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제로웨이스트 운동, 리필스테이션의 증가, 그리고 2025년 6월 제주에서 개최될 UN 플라스틱 오염 대응 정상회의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 신앙인들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서, 창조 세계를 돌보는 책임 있는 청지기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단순한 전시물의 나열이 아니다. 환경 전문가들의 통찰력 있는 인터뷰 영상, 플라스틱 문제를 다룬 감동적인 그림책들, 그리고 실천적 대안을 보여주는 수리상점 체험까지, 우리의 삶과 신앙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를 총체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플라스틱 시대의 십자가'라는 특별한 섹션을 마련했다. 이는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플라스틱 쓰레기가 예수님께서 지신 십자가처럼 우리 시대의 무거운 짐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계의 십자가 가운데 생태적 이해를 돕는 십자가를 함께 전시하여, 환경 오염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지구와 생명들을 위해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의 무게를 묵상하게 될 것이다.

진정한 변화는 우리의 중심이 물질적 풍요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로 옮겨질 때 시작된다.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영생은 단순히 영원한 생명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누리는 충만한 삶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플라스틱 문제는 우리의 신앙을 시험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회복하는데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전시회를 통해 우리는 함께 질문하고 답을 찾아갈 것이다. 플라스틱 없는 삶을 위해 우리가 포기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지구를 위해 오늘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창조 세계를 돌보는 청지기로서 우리의 구체적인 책임은 무엇일까?

이제 우리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당장의 편리함과 즉각적인 만족감을 좇을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창조 세계를 회복하고 보존하는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는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서는 우리 세대의 영적, 윤리적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다. 우리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지키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번 전시회가 우리 모두에게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되고,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실천적 변화를 시작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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