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을 살리자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6-07-20 08:54:01    조회 : 308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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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주일 특집- 우리농(農)을 살리자
 
2016. 07. 17발행 [1373호]


농민 주일 특집- 우리농(農)을 살리자


▲ ‘생명의 밥상’을 차리는 것은 결국 우리 건강을 지키고, 농촌과 농민을 살리는 길이 된다. 농민들이 소출을 수확하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 사진
 
▲ 서울대교구는 도시민과 농민의 직접 만남을 통한 농산물 소비를 이끌어내고자 6월부터 ‘명동 보름장’을 열고 있다. 사진은 서울 명동대성당 마당에서 열린 명동 보름장 모습. 서울대교구 홍보국 제공

 

우리 농촌의 현실

우리 농촌의 어려움은 고질적이다.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쌀 시장 개방 이후 2014년 쌀 관세화 전환에 이어 2015년 한ㆍ중 FTA 체결, 미국 및 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이 대부분 이뤄지면서 그야말로 ‘농산물 완전 개방 시대’를 맞았다. 이는 우리 농산물 소비 감소, 도농 소득격차 증대로 이어지는 등 후유증을 낳고 있다.

각종 지표도 농촌 현실을 반영한다.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1995년 485만 명에서 2014년 275만 명으로, 매년 약 3%씩 줄었다. 이 같은 감소세면 20년 후인 2036년에는 160만 명을 밑돌 것으로 우려된다. 54세 이하 농가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농민(39.9%) 비중은 20년 후면 5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농가호수도 올해 106만 호로 추산되는데, 이는 20년 전보다 50만 호가 줄어든 것이다.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국내 농업이 위축되는 현실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낸 ‘농업·농촌·식품산업의 미래 비전과 지역발전 전략’ 연구보고서는 “시장 개방 여파로 농산물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며, 자급률도 큰 폭으로 저하될 것”이라며 “농업 위축은 식량의 안정적 확보 곤란, 농식품 안전성 문제 심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교회 농촌사목은

농촌의 위기에 가톨릭 교회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1994년 농촌 현실의 어려움을 함께 타개하고자 ‘생명 운동’의 기치를 내걸고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시작한 것. 교회 내 결성된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유기농 생명농업을 하는 가톨릭농민회와 연대해 △도농 교류 △우리농 매장 운영 △풍년 기원 행사 △가족농 기금 지원 △생명 농업 및 소비 권장 등 ‘생명 공동체’ 형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생산 주체인 가톨릭농민회는 현재 13개 교구, 77개 분회(공동체), 840개 회원 농가가 활동 중이다. 유통과 소비를 담당하는 우리농본부는 현재 전국 200여 개 우리농 매장을 운영, 농민들이 수확한 생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그간의 노력으로 각지에 우리농 매장이 생겼지만, 활동가들 운영 능력과 본당 사목자의 이해, 소비자 관심도와 홍보 등의 부족에 따라 판매 실적이 고르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3~2013년 10년간 우리농 소비자 회원 수는 지속해 감소하고 있으며, 본당 우리농 매장 매출도 줄고 있다.

가톨릭농민회 전국본부 김현승(안드레아) 부장은 “자본경제 논리로 보자면 까다롭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유기농법을 고집하는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에겐 1년 농사와 수확, 판매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더욱 많다”며 “우리 식탁을 ‘생명의 밥상’으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농민들의 고귀한 가치를 인식하는 것은 우리 농촌 활성화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도시·농촌이 만나자

이를 위해 20년 넘은 농촌 사목의 주체인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 ‘실천적 형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제2의 우리농 운동’을 펼칠 전기가 온 것이다. 방향은 △직거래 장터 활성화 △다양한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 △도시 본당과 분회 결연 활성화 △주교 및 사제관 생명 밥상 차리기 △본당 우리농분과 설치 △우리농 매장 신설 △찾아가는 본당 교육 및 활동가 양성 등 다양하다.

서울 이촌동 우리농 매장을 운영 중인 김정이(우리농 도시농촌생활공동체 전국협의회장) 점장은 “농민과 소비자 만남을 위해 매장 차원에서 정기 직거래 장터를 열고, 주일학교 간식도 우리농 물품으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농 농산물은 비싸다’는 인식을 가졌던 분들도 우리농 농산물이 몸에도 좋고 품질도 좋은 걸 알고 단골 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생명 밥상’을 위해 발전하는 농촌 사목

서울대교구 우리농본부는 ‘농민과 소비자 만남’을 이끌어내고자 6월부터 첫째, 셋째 주일마다 명동대성당 마당에서 직거래 장터인 ‘우리농 명동 보름장’을 열기 시작했다. 각 교구 농민들이 장터를 열어 직접 판매하며 농촌 이해도 돕고 있다. 교회 내 첫 상설 직거래 장터로, 11월까지 열 계획이다.

지난 6월 경기 광주에 새 물류센터를 건립해 우리 농산물 유통 활성화를 꾀한 서울 우리농본부는 하반기 중엔 본부 내에 교육위원회를 설치한다. 본당 사목자, 수도자, 신자 모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농촌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 우리농본부 부본부장 이승현 신부는 “최근 본당 사목자들에게도 건강한 우리 농산물로 주일학교 학생들의 건강한 식습관 환경에 신경 써줄 것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사목자와 신자 이해를 도모하는 실천을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얼마만큼 우리 먹거리와 건강한 밥상에 관심을 가지느냐가 우리 농촌의 미래를 좌우하는 관건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가톨릭농민회 정현찬(미카엘) 회장은 “오늘날 우리들은 갖가지 외국 농산물, 표시도 없는 유전자변형 식품 속에 ‘죽은 밥상’을 차리며 살고 있다”며 “우리 농업을 살리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길이자 식량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생명 밥상 차리기’를 강조했다.

서울 우리농본부장 조해붕 신부는 “교구는 농민들을 위해 유기농 쌀 수매자금, 가족농 기금 마련에 대한 더욱 규모있는 지원을, 사목자들은 본당에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는 장을 마련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잘못된 농업 정책에 모두 관심 갖고 함께 목소리를 냄으로써 우리 농촌을 가꾸는 데 동참하자”고 당부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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