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재앙, 치킨이 당길수록 AI 발병 위험 커진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7-01-14 23:58:22    조회 : 306회    댓글: 0

 

AI 재앙,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 드러나

비좁은 닭장에 집단 사육, 면역력 약화 불러와… 사육 환경·육류 소비 등에 대한 점검 제기
 
2017. 01. 08발행 [1397호]


홈 > 평화신문 > 교구종합 > 일반기사


비좁은 닭장에 집단 사육, 면역력 약화 불러와… 사육 환경·육류 소비 등에 대한 점검 제기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서울ㆍ의정부교구 본부에 유정란을 공급해온 연천 서연농장(대표 장용호).

한겨울이어서 산란기가 아니라지만, 요즘은 의정부교구 본부에만 유정란을 250판밖에 공급하지 못한다. 매주 600판씩 공급하던 데 비하면 거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작업 과정의 실수로 양계장에 물을 제대로 주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닭은 이미 1만 6000수나 키우고 있어 앞으로 두세 달 잘 추스르면 다시 산란이 가능한 데다 요즘 극성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걱정은 없어 다른 축산농가에 비하면 훨씬 사정이 낫다.

하지만 타 양계농장에선 참사가 벌어지고 있다. 2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AI 사태로 파묻은 가금류가 3000만 마리에 육박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전체 가금류의 18% 수준으로, 재앙 수준이다. 2014∼2015년 사이 500여 일간 1937만 마리를 매몰했던 기록을 뛰어넘어 사상 최대 매몰 개체 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런데도 멈출 기미가 안 보여 피해액은 2조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양계 농가들 사이에선 “올 게 왔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철새의 영향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비좁은 닭장에 집단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빚어진 참사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장용호(미카엘, 57, 의정부교구 일산 주엽동본당) 서연농장 대표는 “문제는 면역력이라는 생각이 들어 닭의 장내 균종을 개선해 주는 미생물 생균제를 자가 생산해 닭에게 먹이고 사육 환경을 더 낫게 바꿔 건강한 산란 닭을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며 “그래선지 아직은 별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양계농가는 산란닭과 고기 닭으로 나눠 사육한다. 산란닭의 경우 알을 낳을 수 없는 수컷은 낳자마자 산 채로 죽이고 암컷은 부리를 자른 채 비좁은 닭장 하나에 서너 마리를 한꺼번에 넣는다. 짧은 시간에 더 많은 달걀을 낳도록 강요당하다가 산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 도계장으로 보내진다. 고기 닭은 더 비참하다. 부리와 발톱이 잘린 채 비좁은 우리에서 고열량 사료를 먹고 자라는데, 이렇게 자란 닭은 뼈의 성장 속도가 몸이 커지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다리 질환을 갖게 되고, 보통 7주 정도면 도계장으로 보내진다.

요즘 사육 환경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닭이 받는 극도의 스트레스가 생물 독이 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수 없다. 완전식품이라는 달걀 또한 생물 독을 그대로 물려받아 “달걀만 안 먹어도 성인병에 안 걸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의 축산이 기업형 집단 사육 방식으로 바뀐 건 1980년대 후반이다. 경제발전과 서구식 식습관 형성에 따라 육류 소비가 크게 늘면서 ‘가족농 축산’이 위기를 맞게 된 것이 원인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양계와 양돈, 육우 등 축산업계에 집단사육 바람이 불었고, 이는 해마다 혹은 격년으로 AI나 구제역 사태를 불러왔다.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지만, 이는 비현실적인 주장으로 받아들여지기 일쑤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서울대교구 본부 부본부장 이승현 신부는 “AI 사태를 불러온 원인은 공장형 집단 사육에 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육류 소비”라며 “식탁의 변화,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동물 사료로 쓰이는 곡류 소비 때문에 생겨나는 지구촌 기아 사태나 지구 환경 생태계에 미치는 육류 소비의 문제 등을 살펴보면 예전의 전통적 삶의 방식으로의 회복을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