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경축순환 농법, 기후위기 해결의 큰 열쇠"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0-11-14 17:26:44    조회 : 175회    댓글: 0

“친환경 경축순환 농법, 기후위기 해결의 큰 열쇠”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 현장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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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5 발행 [1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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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우일 주교가 5일 경축순환 농법의 핵심인 퇴비용 말린 쇠똥의 냄새를 맡고 있다. 주교들은 이날 현장 체험을 위해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를 방문했다. 강 주교 오른쪽부터 조규만 주교와 박현동 아빠스.



주교들은 5일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경북 의성군 안사면 쌍호리 소재)를 찾아 창조질서 보전을 실천하는 생명 농업 현장을 둘러봤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가 주관한 올해 주교 현장 체험에는 위원장 박현동(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장) 아빠스를 비롯해 강우일(제주교구장) 주교, 권혁주(안동교구장) 주교, 조규만(원주교구장) 주교, 정순택ㆍ구요비(서울대교구 보좌) 주교, 장신호(대구대교구 보좌) 주교 등 7명이 참여했다.

현재 6농가(회원 11명)로 구성된 쌍호분회는 40년 넘게 생명 농업 외길을 걸어왔다. 2019년에는 지속가능하고 자연 친화적인 ‘경축순환 농법’을 개발ㆍ실시한 공로로 제14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을 받았다. 경축순환 농법은 농경과 축산을 결합한 친환경 농법으로, 농약과 화학비료 대신 가축 배설물을 이용하는 게 특징이다. 농지를 경작하는 가축의 분뇨를 비료로 농작물을 재배하고, 추수가 끝난 뒤 볏짚 등 잔재물을 다시 가축에게 먹이는 방식이다.

쌍호분회는 1990년대 초부터 경축순환 농법을 연구했고, 2004년 마침내 실현에 성공했다. 동시에 더 많은 퇴비 확보를 위해 서울대교구 목동ㆍ양천본당 등 도시 본당과 협력하는 ‘암송아지 입식운동’을 시작했다. 도시 본당에서 입식 자금을 전달하면, 분회는 그 돈으로 소를 사서 경축순환 농법으로 기른 뒤 고기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주교들은 이날 경축순환 농법의 핵심인 한우 축사에 들려 소들에게 직접 여물을 주고, 퇴비로 쓸 말린 쇠똥도 만져봤다. 벼나 양파 등 분회 주력작물을 심은 경작지를 살펴보기도 했다. 아울러 주교들은 1891년 설정된 쌍호분회의 모체인 안계본당 쌍호공소도 방문했다. 진상국(치리노) 쌍호분회장은 이 자리에서 1979년 안동교구 농민회 사건(오원춘 사건)과 올해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등을 언급하며 쌍호분회가 거쳐온 40년 역사를 설명했다. 진 분회장은 “공소라는 기도 공간이 있는 덕에 하느님을 믿고 기도하면서 40년 세월을 버텼다”며 “1년씩 단기 목표를 정하고, 생산과 생활의 일치를 목표로 열심히 활동한 결과가 오늘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와 환경문제가 심각한 지금 보니 생명농업을 선택한 것은 선견지명이었다”면서 “이번 주교 현장 체험을 계기로 그간 주춤했던 도농 교류가 다시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생태환경위원장 박현동 아빠스는 “뜻깊은 방문이었다”며 “쌍호분회는 동물과 농업, 신앙 공동체 등 모든 게 한 곳에 어우러진 곳”이라고 평했다. 이어 “쌍호분회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살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의 숙원 사업인 생태문제 해결을 수십 년부터 이미 실천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생태운동에 있어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는 “쌍호공동체가 압박을 이겨내고 40년 동안이나 외로운 활동을 이어온 데 감동하고 탄복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농업이야말로 기후위기 해결의 큰 열쇠”라며 “쌍호분회의 생명농업은 지구와 세상을 살리는 가장 예언적이고 상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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