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배 신부 "농업 공공재로 인식, 농민 기본소득 법제화 등 필요"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0-11-14 17:42:17    조회 : 189회    댓글: 0

[인터뷰] 안영배 신부 "농업 공공재로 인식, 농민 기본소득 법제화 등 필요"

Home > NEWS > 가톨릭
입력 : 2020-11-11 18:36



790925_1.0_titleImage_1.jpg
▲ 가톨릭농민회 생산공동체를 알리는 깃발 표지 <사진 제공=안영배 신부>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안영배 신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 안동교구 농민사목 전담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농업의 공적인 가치, 공공재로 인식해야

안전한 먹거리 생산, 생태 질서 유지 등

농가 대부분 농업소득만으로 생계 유지 어려워

기본소득 법제화, 최저가격 보장제 등 도입 필요

안동 쌍호분회, 40여년 이어온 생명농업 공동체

경축 순환 농법 실천...공동 생산과 출하, 공평 분배

시장의 가치, 시장 경제의 논리로는 현재의 삶 탈피 어려워

소비자들의 생태적 가치 투자, 생태적 회개 실천 필요해

가톨릭교회, 도농상생 공공급식 같은 모델 시도해야


[인터뷰 전문]

오늘은 스물다섯 번째 맞는 농업인의 날입니다. 어려운 환경과 여건에서도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생태환경 보전을 위해 애쓰는 농민들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요.

가톨릭교회는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생명농업을 지키고 농민 소득 증대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죠.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이자 안동교구 농민사목을 전담하고 계신 안영배 요한 신부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신부님께서는 농업의 중요성과 역할, 어떻게 생각해보십니까?

▶농업이란 우리 사람이 살아가는데 생존에 필요한 식량을 구하는 산업이죠. 국민들의 밥상을 책임지는 일이 농업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함으로써 국민들의 안전한 삶 또 사회의 안정성을 유지시켜 나가는 일이 바로 이 농업생산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되는 거죠. 이와 더불어서 토양 또 수자원 등을 관리하면서 자연 생태계 질서를 유지시켜 나가는 활동도 농업생산 현장에서 다 이루어지는 일들입니다. 자연경관을 보존하거나 또는 사람들의 휴식처를 제공하거나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이 모든 일들이 농업생산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인데요. 그렇게 봤을 때 이 농업의 기능, 가치라는 것은 매우 다양하고 공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이유들이기 때문에 농업은 우리 사회의 공공재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업인의 날을 맞아서 농업과 농촌의 현실을 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데요. 농민들 만나서 말씀 나누시다 보면 어떤 점들을 가장 힘들어 하는 것 같습니까?

▶가장 힘든 점은 소득 구조, 이 관계에 있는 거죠. 실제로 농사를 지어서 가족이 살아갈 수 있느냐. 살아가는 일이 힘드니까 농촌을 떠나고 농촌을 기피하고 마음을 먹고 귀농을 하려고 하다가도 실패를 하는 일들이 생겨나는데 우리가 농업소득하고 농가소득을 구별해서 봐야 되거든요. 농업소득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농업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고 농가소득이라는 것은 농업 외 다른 일들을 통해서도 생계수단을 통해서도 소득을 얻어나가는 것인데 실제로 우리 대부분의 농가들이 농업소득만으로는 살아갈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농업 외에 또 다른 노동을 찾아야만 또 가족들은 다른 일을 해야만 하는 그래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런 점들이 농민들이 기본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본소득 제도가 법제화된다면 농산물이 워낙 가지고 있는 계절, 기후나 생산량에 따라서 워낙 가격이 변동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산물에 대한 최저 가격을 보장하는 제도들 이런 것들이 도입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농촌 환경, 농민들의 삶이 보장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지구와 세상을 살리는 가장 상징적으로 예언적인 일이 농업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요.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이 땅을 지켜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뭐라고 보십니까?

▶양식을 구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생태계 관리자로서의 역할도 농민들이 스스로 하고 있죠. 사람의 생존 또 우리 사회가 유지되는데 가장 근본적인 일을 하는 농민들인데 실제로 우리 현실은 농민들의 권리와 농업의 가치들은 그다지 존중받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 있습니다. 그런 현실들을 같이 농민들하고 살아가다 보면 얘기를 하다 보면 그래도 또 농민들은 이런 말씀들을 자주 하세요. 아무리 세상 어려워도 그래도 우리 농민들은 굶지는 않고 살아가지 않습니까? 이렇게 말씀하시는 그런 소박한 삶의 모습들, 이런 모습들이 고맙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한데요. 아마도 이런 모습들이 다른 어떤 노동보다도 자연과 밀접한 연관 또 자연의 신비와 질서, 조화 이런 것들을 실제로 삶에서 체험하고 살아나가기 때문에 인간의 나약함이나 하느님의 크심 이런 신앙을,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실제 농업, 노동을 통해서 그 모든 신앙을 고백하면서 살아가는 과정들 이것이 농민들이 땅을 지키고 또 생명의 농업을 지켜나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지난주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 위원회가 주관한 주교 현장체험이 있었는데요.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에서 진행됐더군요. 안동 가톨릭농민회 쌍호분회는 어떤 공동체입니까?

▶가톨릭농민회가 지향하는 생명공동체 운동에 역사이며 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30년을 훌쩍 넘은 유기 농업의 역사 실천들이 있었고요.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토양 생명력을 회복해서 이제는 뭐 관행농 못지않은 수확을 거두어들이는 그런 단계에 이르렀고 대규모 단일품목 체계를 탈피하고 소농, 다품종으로 실현해 나간 공동체이기도 합니다. 유기농업을 실천하면서 농사 부산물들을 가축의 먹이로 활용을 하고 가축의 분뇨를 지역의 파쇄와 함께 발효시켜서 다시 퇴비로 사용하는 지역 순환형 경축 순환 농법이라고 말하는데요. 이런 체계를 실제로 만들어 낸 분회가 쌍호분회이고요. 또 이런 유기 순환적인 농법과 더불어서 분회가 공동생산, 공동출하를 원칙으로 살아온 그래서 연초에 생산기획을 세우고 소비량에 맞춰서 분회원들이 공평하게 분배해서 출하하면서 공동체 생활에 있어서 굉장히 철저하게 잘 지켜 온 이런 모든 결정들을 다 분회 월례회의를 통해서 이루어 오는 그런 공동체인데 벌써 40년 넘게 활동을 하면서 몇 달 있으면 500차 월례회의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런 공동체의 삶이나 유기 순환적인 농업이나 이런 모든 것들이 수많은 도시의 활동가들, 우리농 활동을 하면서도 여러분들이 와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감동을 하게 된 교육의 현장이 쌍호분회였다고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들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까? 생명농업이라고 했을 때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경축 순환 농법 또 유기 순환적 농업과는 이게 어떻게 다른 겁니까?


▶친환경 농산물 우리가 흔히 실제 생활에서 많이 듣고 사용을 하죠.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법적이고 행정적인 용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안에는 유기농, 유기농은 화학농약과 화학 비료를 모두 금지하는 것을 말하고 무농약은 화학 농약을 금지하는 인증 기준을 말합니다. 가톨릭농민회에서 말하는 생명농업이라는 것은 친환경 인증을 받는 것 그 이상을 초월하는 농업을 말하는데요. 농약성분, 비료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서 시험에 합격한 조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농업이라는 것은 결국에는 자연의 유기 순환적인 공생의 질서, 원리를 따라가는 것. 그래서 생산과정에서부터 토양을 회복시켜 나가고 생명력을 길러나가고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생명이 자라나도록 하는 생산단계들 그리고 유통과 소비까지 생산 공동체와 생활공동체가 모두 다 함께 농업생태계의 건강을 회복시켜 나가는 것을 생명농업이라고 가톨릭농민회에서는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유기농 농산물, 행정적 용어이긴 합니다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비싸다는 선입견이나 인식이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실제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농업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그동안 화학농법을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급해 왔고 그럼으로써 생산비를 줄이고 노동력을 최소화 하는 장점들이 있었지만 그 결과로 일어난 일들이 환경 생태계 파괴 또 국민 건강에 위협이 되는 일들 그리고 계속해서 화학농사를 지으면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생산력이 더 떨어지게 되고 다시 또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게 되는 악순환을 낳게 되면서 자연생태계 원리로 회복시켜 나가는 유기농업, 가톨릭농민회에서는 생명농업을 지향해 나가는 것인데요. 그만큼 훼손된 자연 생태계를 살려나가는데 있어서 더 많은 노동과 비용과 수확 단계에서도 어렵고 유통 단계도 힘들어지는 것을 감수를 해야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인식들은 무엇보다도 농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들 농업이 생명산업이라는 인식이 좀 더 확산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의 가치로만 시장 경제의 논리로만 농업을 바라봐서는 지금 이 단계의 삶을 탈피할 수 없다. 인식을 바꾸는 것. 그래서 농업생태계의 건강을 회복시켜 나가는 것. 또 그 일들에 소비자가 소비로서 생태적 가치 투자를 해나가는 것. 창조질서를 회복해나가는 생태적인 회개를 실천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 다른 어떤 가치보다도 이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비용의 문제나 절차 이런 것보다도 훨씬 더 소중한 가치들을 회복시켜 나가는데 함께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함께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민들이 생명농업으로 피땀 흘려서 가꾼 농산물들이 제 값을 받고 신선하게 도시 소비자들에게 전달돼야 할 텐데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오랫동안 강조한 도농교류, 요즘은 상황이 어떻습니까?

▶도농교류라는 것이 생산과 소비 현장의 관계를 회복시켜 나가는 교회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활동인데요. 성과가 많죠. 책임 소비하는 도농 공동체를 만들어 왔던 것. 그리고 생태적인 가치들 생명농업의 중요함을 발견한 것도 이런 교류 활동들을 통해서 다 이루어 왔던 일들입니다. 그런데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들이 우리나라 가구 형태가 급격하게 변화되는 것들이요. 1인가구가 증가하는 것. 그럼으로써 간편식이나 배달음식이 증가하고 집에서 직접 밥을 지어서 해먹는 일들이 점점 사라져가면서 교류 나눔 활동도 어려움이 생기고 또 편의주의를 쫓게 되면서 생태환경, 체험활동 이런 거에 있어서도 무심해지는 현상들이 많이 발생을 합니다만 앞으로 우리 사회 또 우리 교회 공동체가 함께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도시와 농촌 간의 교류 활동은 다양하게 찾아나가야 하는 것이고 또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급식이나 예를 들어서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도농상생 공공급식 같은 사회의 모델들도 교회가 참고해서 우리 교회 안에서 얼마든지 이런 활동들은 지금까지도 해왔고 앞으로도 훨씬 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소농과 가족농 위주의 다품종 생산을 장려하고 그렇게 애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회에서 보기에는 우리 농업도 대량 생산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요. 이런 기업농 위주, 대기업 주도로 이루어지는 생산과 유통, 소비...무엇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대기업이 주도해 나가는 단일화 또 농사체계도 거대화시켜서 경쟁력을 높여야 된다는 생각들을 우리가 많이 주입을 받아왔고 그렇게 생각해 오고 있지만 실제로 대규모 농업에서는 그만큼 많은 투입물들이 들어가야 하는 거고요. 투입물이라는 것은 전부 다 화석에너지에 의존해서 이루어지는 것이고 또 그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 또다시 대량 폐기가 지는 구조가 돼 있거든요. 실제로 우리의 밥상,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밥상을 챙기는 것은 누구냐면 대농이 아니라 소농이라는 것이 여러 농민단체를 비롯해서 이 농업의 관계를 연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입니다. 그래서 소농 다품종의 농업, 예전의 농업 형태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느냐. 결국 우리 농업이 농업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환경도 안전하게 이루어 질 수 있는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겠습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로 안동교구 농민사목을 전담하고 계신 안영배 신부님의 말씀 들었습니다. 신부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 입력 : 2020-11-11 18:3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