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 예수 - 최현숙 곡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7-09-04 15:45:26    조회 : 348회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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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리내님     작성일시:

이곡을 쓴 최현숙 아가타씨!

부산에서 태어나 45년을 살았고, 스물한 살에 눈 멀었다. 원인은 당뇨 합병증. 
열두 살에 소아당뇨 진단을 받은 뒤 끝을 알 수 없는 치료가 시작되었고...

1984년 겨울, 그이의 꽃다운 시절은 검은 장막에 갇혀 버렸다.
병상에서 일어난 뒤 아가타 씨는 교리를 배워 보례와 견진을 받았다.

집으로 돌아와 앞날을 고민하던 중,
대세를 주선해 준 친척 수녀에게서 생활성가를 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제 모든 것을 하느님을 위해 쓰겠다고 혼자 약속하고 혼자 밤새 기도하고요,
혼자 노래하고요..."

그이의 작품에는 자연을 노래한 것이 유달리 많다.
"실명하고 느낀 게요, 먼지, 때, 쓰레기더미에도 제각기 다른색이 있더군요!
전에는 지저분하고 더럽던 모든 게 지금 생각하면 가슴저리도록 그리워요."
"햇살의 소리 들어보셨어요? 눈 감고요, 가만히 있어보세요.
그러면 '따닥 탁 탁 '도 아니고,

공기의 움직임? 어떤 소리가 느껴져요. 숲에 햇살이 내려앉고
나는 분자가 되어 바람과 섞이는 느낌!"

사실 아가타 씨의 일상은 불편과 고통의 연속이다.
머릿속에서 샘솟는 노래를 얼른 적지 못해 답답하고,
남들이 잘못 받아쓴 악보가 돌아다녀도 뒤늦게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끼니마다 스스로 인슐린 주사를 놓아야 하고,
인도자 없이는 집 밖에 멀리 다니지도 못한다.

그래도 그이는 제 십자가를 그냥 껴안고, 때로는 잊고, 이따금 감사하며 산다.

"불완전한 나는 완전하신 하느님을 못 믿어도
그분은 변함없이 나를 믿으신다."는 것
하나만 믿으며, 아가타 씨는 오늘도 아름다운 노래를 빚는다.

 
*경향잡지 2008. 3월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