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김수영

작성자 : hstephen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16 17:49:46    조회 : 283회    댓글: 1

       폭포 / 김수영

 

  폭포는 곧은 절벽(絶壁)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規定)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向)하여 떨어진다는 의미(意味)도 없이

  계절(季節)과 주야(晝夜)를 가리지 않고

  고매(高邁)한 정신(精神)처럼 쉴사이없이 떨어진다.

 

  금잔화(金盞花)도 인가(人家)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瀑布)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醉)할 순간(瞬間)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安定)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幅)도 없이

  떨어진다.

 

댓글목록

작성자: 헬레나08님     작성일시:

오랜만에 만나 보는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