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 조병화 전투는 끝났다 이제 스스로 물러날 뿐이다 긴 그 어리석은 싸움에서 그 어리석음을 알고 서서히, 서서히, 돌아서는 이 허허로움 아, 얼마나 세상사 인간관계처럼 부끄러운 나날이었던가 실로 살려고 기를 쓰는 것들을 보는 것처럼 애절한 일이 또 있으랴 가을이 접어들며 훤히 열리는 외길, 이 혼자 이제 전투는 끝났다. 돌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