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김인중 신부의 세계화(世界畵) 1부 - 빛으로 기도하는 예술가(By Light)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5-05-11 21:15:05    조회 : 18회    댓글: 0

[기획] 김인중 신부의 세계화(世界畵) 1부 - 빛으로 기도하는 예술가(By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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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숙 국제한류학회 이사는 최근 충남이 배출한 세계적인 스테인드글라스 거장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의 프랑스 샹보르성에서 열리고 작품전시회를 계기로 김 신부의 작품세계를 통해 지역 사회의 문화예술 향유권에 기여하고자 충남일보에 집필했다.

<김인중 신부의 세계화(世界畵)>는 1부<By Light> 2부<Of Light>, 3부<For Light>를 주제로 김 신부의 예술과 선한 영향력을 소개한다. 필자는 “귀한 작품 사진을 보내 주고 기고를 허락해 준 김인중 신부님과 김항중 교수님, 샹보르 성 관계자께 감사드린다”고 말하며 “이 기고가 지역 독자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 같은 감동’으로 희망과 치유의 빛을 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스테인드글라스 세계거장 김인중 신부
스테인드글라스 세계거장 김인중 신부

예술은 치유의 마법으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인간 존재의 본질을 비추는 빛이 된다. 빛은 기도이며 구원이자 치유이다. 그리고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순결한 언어이다. 김인중 신부는 빛으로 자신의 존재를 말하고, 시대의 고통을 어루만지며, 그 빛을 세상과 나누는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는 수도자이자 예술가로서 언제나 유리를 통해 조용히 빛으로 기도한다.

▲사제 예술가 김인중

그는 1940년 충청남도 부여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1969년 유럽으로 건너가 스위스에서 도미니코 수도회의 영성을 접하며 삶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수도자들의 삶 속에서 자신이 찾던 성소를 발견한 그는 1974년 정식으로 수도회에 입회하고, 프랑스에서 프로방스와 브르타뉴 지방의 빛을 경험하게 된다. 이로써 예술과 신앙이 조화를 이루는 삶이 시작된다.

▲독창적 예술세계

김 신부의 예술 세계는 초기부터 동양과 서양의 융합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기존의 조각 유리 조합 방식이 아닌, 단일 유리판 위에 추상적 붓질을 더하고 소성(燒成) 과정을 통해 빛의 흐름을 새긴다. 이 기법은 유럽 스테인드글라스계에서 독보적인 예술적 위상을 차지한다.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작업은 성당 건축과 밀접하게 연계된다. 창의 방향, 계절별 채광, 기도 시간의 빛의 흐름까지 고려하여 작품을 설계하며, 색의 배치와 투명도는 시간의 변화에 따라 감성의 울림을 유도한다. 프랑스와 독일의 전문 공방들과의 협업을 통해 빛의 미학을 극대화한 그의 작품들은, 기도이자 명상이 되고, 영혼을 어루만지는 시각적 성서가 되었다.

작업을 하고 있는 김인중 신부.  [샹보르 성 및 데자르(Dezart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Domaine national de Chambord]
작업을 하고 있는 김인중 신부.  [샹보르 성 및 데자르(Dezart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Domaine national de Chambord]

▲세계화(世界畵)의 업적

1998년, 김인중 신부는 프랑스 에브리 대성당을 위한 첫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한다. 이 작업은 ‘건축 속에서 빛을 그리는 화가’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프랑스의 바종라로마느 대성당, 은자메나 대성당, 브뤼셀 대성당 등 세계 각지의 성당과 수도원에서 그의 작품이 조명을 받는다. 또한 한국, 이탈리아, 호주, 독일의 성당과 수도원에도 그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되며, 그는 세계적인 성미술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그의 대표작은 브리우드 성 줄리앙 대성당에 설치된 37점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전체 면적은 240㎡에 이르는 대작이다. 프랑스 공공기관의 공식 심사를 거쳐 10년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중세 고딕 양식 건축과 현대적 색채 언어의 조화’를 구현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이 공로로 그는 2010년 8월, 프랑스 문화부 장관 프레데릭 미테랑(Frédéric Mitterrand)으로부터 예술문화훈장(Officier de l’ordre des Arts et Lettres)을 수훈하였다.

김 신부의 예술적 영향력은 종교와 문화를 초월한다. 그는 스위스,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열린 전시와 국제학술대회에 초청받아 강연과 작품 발표를 이어왔다. 그의 작업은 종교 미술을 넘어 현대 미술계에서도 영적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사례로 소개되고 있으며, 학계와 미술계는 그를 ‘21세기 영성과 예술의 융합을 보여주는 대표적 작가’로 평가하고 있다.

그의 예술은 유럽 현지 언론에도 자주 소개되고 있다. 프랑스의 《라 크로아(La Croix)》는 김 신부를 “빛을 통해 영혼을 치유하는 현대의 수도자 예술가”로 소개하며, 그의 작품을 “빛을 통해 영혼을 비추는 현대의 성화”로 평한다. 《르 피가로(Le Figaro)》는 “그의 색채는 프랑스 성당의 공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다”고 보도하며, 《뉴욕 타임스》는 그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시각적 기도이자 동서양 예술의 경계를 넘는 작업”이라며 그가 전하는 빛의 메시지를 높이 평가하였다.

필자가 가장 높이 평가 하고 싶은 김신부의 업적은 세라믹과 유리를 통해 한국 고대 유리공예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을 시도하며, 삼국시대 유리 예술의 복원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10세기 이전부터 유리 구슬을 제작해왔으며, 이를 현대적 감각으로 되살리는 작업은 그의 또 다른 빛의 시대적 사명으로 보여진다.

샹보르 성에 전시된 김인중 신부 작품.   [샹보르 성 및 데자르(Dezart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Domaine national de Chambord 
샹보르 성에 전시된 김인중 신부 작품.   [샹보르 성 및 데자르(Dezart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Domaine national de Chambord 

▲예술철학 - 창조와 융합을 통한 조형언어

김 신부는 자신의 예술 여정을 “모방하지 않는 길”이라고 표현하며, 동양의 먹 예술과 서양의 유화 기법을 융합해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구축 해 왔다.

그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회화의 또 다른 길'이라 정의하며, 유리를 통해 신의 숨결과 인간의 삶이 교차하는 공간을 창조한다. 작품의 완성은 빛이 투과되는 순간이며, 이는 관람자의 내면과 만나 '보이지 않는 색'으로 발현된다. 따라서 그의 전시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어야 하는 일종의 기도와 같다.

그의 작품은 재현보다 추상을 지향한다. 구체적인 사물의 묘사보다는, 생명의 재생성과 내면의 움직임, 그리고 빛의 상징성을 강조한다. 그는 ‘진정한 현실’이란 예술과 신앙이 내밀하게 결합할 때 드러난다고 믿는다. 이 신념은 “빛은 나의 진리(Lux veritas mea)”라는 도미니코 수도회의 좌우명과도 일치하며, 그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근본 철학이 된다.

그리고 회화, 도자기,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인간의 상처와 구원에 집중한다. 그는 “불투명한 재료를 비틀고 구부리며 예술적 터치로 인간 마음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신부의 예술은 삶의 본질과 인간 내면의 빛을 드러내는 '치유의 기도'이자, 메마른 세상 속 마르지 않는 샘이다. 그 기도는 유리를 통해, 공간을 넘어, 관람자의 마음 깊은 곳에 닿아 치유의 기적을 선사한다. 그것이 바로, 김인중 신부가 예술가이자 사제로서 지켜온 삶의 진정한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가 김인중 신부는

오늘도

빛으로 기도한다.

 양경숙/국제한류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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