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와 편도나무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6-04-16 11:39:47    조회 : 418회    댓글: 0


산수유와 편도나무

 

몸과 마음이 자꾸 밖으로 향하는 때입니다. 온갖 꽃들이 “어서 밖으로 나오라”고 불러냅니다. 화려한 꽃들에 묻혀 그렇지,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은 다들 알다시피 산수유입니다. 하도 작고 미미해 눈을 비비고 봐야 ‘꽃인가 싶은’ 꽃이지요. 그래서 작가 김훈은 산수유를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 존재로서의 중량감이 전혀 없는 꽃’이라고 했지요. ‘봄의 전령사’라는 중책에 비해 무리 지어 있어야만 존재감이 드러나니 참 겸손하다 싶습니다.

“예레미야야, 무엇이 보이느냐?” “편도나무 가지가 보입니다.” “잘 보았다. 사실 나는 내 말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보고 있다.”(예레 1,11.12) 아몬드 나무인 편도나무 역시 산수유처럼 봄이 오기 전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답니다. 고흐의 작품으로도 유명한 이 나무는 우리가 마음의 문을 열기 훨씬 전부터 문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그분처럼, 봄이 오기 전부터 봄을 준비하며 기다립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예언자들은 주님을 편도나무 꽃에 비유한다고 합니다.

                                                                               최영미 루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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