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오브 코로나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21-01-09 16:53:10    조회 : 246회    댓글: 0

[시사진단] 컬러 오브 코로나(최영일, 빈첸시오, 공공소통전략연구소 대표)

2021.01.01발행 [15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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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은 빛과 사물의 조화로 발현된다. 빛의 파장과 사물의 반사각, 그리고 우리 인간의 시감각이 인지하는 복잡한 과정에 따라 여러 가지 색깔이 인식되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이 부모에게 묻는 말도 색에 대한 것이 많다. 하늘은 왜 파래? 단풍은 왜 빨개?

저마다 경험과 지식에 따라 좋아하는 색도 생기고, 싫어하는 색도 생기게 된다. 그리고 단순한 색깔이 무언가 존재나 의미, 심리적 상태까지 나타내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파란색을 좋아한다. 그것은 바다를 연상하게 하고, 하늘도 떠올릴 수 있다. 중국사람들은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한다. 액운을 막아준다는 전래 때문일까. 노란색은 부를 가져오는 황금의 색이라 믿기도 하고, 보라색은 복잡하고 신비로운 색이라고 한다. 색깔은 저마다 한 가지의 색일 뿐인데 더 복잡한 색이 있고, 더 단순한 색이 있는가? 그렇다. 삼원색을 기본으로 더는 분해되지 않는 원색이 있고, 가산혼합ㆍ감산혼합ㆍ중간혼합을 통해 다양한 색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를 괴롭혔던 코로나바이러스에도 색이 붙었다. 코로나 블루. 영어에서 ‘블루’가 단지 파란색이 아니라 ‘우울’을 표현하는 단어로 쓰이기에 코로나 시대에 잃어버린 일상에 대한 상실감, 인간관계를 통한 위로와 격려를 잃어버린 공허감을 최근 우리는 이렇게 표현해왔다.

그런데 코로나 레드가 나타났다. 고통에 직면한 인간의 감정 변화는 흔히 당혹감에서 우울감으로, 다시 분노로, 자포자기와 절망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빨간색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고 표현하듯 코로나로 인해 화가 많이 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이 왜 분노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자연의 공격으로 유발된 분노가 잘못된 방향을 향할 경우 반사회적 사건으로 이어질 위험이 농후해진다. 바이러스가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확대될 때 이 집단적 분노조절장애는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사회적 증상으로 사회공동체 구성원 다수에게 서로 상처를 입히는 폭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바이러스가 관계를 파괴하는 위험한 징후이다.

그리고 다음 단계가 코로나 블랙. 우울과 분노를 지나 자포자기의 심정과 절망감까지 들게 되는 어두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검은색은 어둠의 색이고, 밤을 표현하는 색이며 터널 속을 연상할 법한 색이다.

이렇듯 코로나는 우리를 파랗게 질린 우울함에 담갔다가 뻘겋게 분노하게 하고 결국 우리의 영혼을 칠흑 같은 어둠에 몰아넣었다.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는 코로나 트라우마로까지 크게 번지고 말았다. 단지 심리적, 상징적 표현만이 아닌, 가계경제의 붕괴까지 이어지는 실체적 공황상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그런데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2020년은 저물었지만, 시간은 끝나지 않았으며 우리를 미지의 2021년으로 데려왔다.

이제 코로나의 색은 화이트로 가야 한다. 터널 끝에 보이는 하얀 빛은 백신이다. 게임체인저가 나타났다. 영국과 미국을 시작으로 공포의 코로나 열차는 터널을 통과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코로나 그린, 청정의 숲, 다시 조화로운 생태계, 푸르고 안전한 일상을 회복하게 될 것인가? 그러리라 믿는다.

하지만 파랗고 붉고 검고 하얗고 푸른, 코로나 단계의 상징색들은 우리 인간의 느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사실 색 자체는 나쁘거나 좋고, 옳거나 틀리다고 차별할 수 없는 고유한 물리현상일 뿐이다. 새해 아침 우리 마음에 마치 칵테일 테킬라 선라이즈처럼 오묘한 희망의 태양 빛이 뿜어져 품어졌길 소망해 볼 뿐이다. 코로나로 얼룩진 멍든 마음에 빛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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