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발의 숙녀, 무대에 서다 (2013.10.06 소식지)

작성자 : 다윗    작성일시 : 작성일2014-01-03 12:46:19    조회 : 627회    댓글: 0
은발의 숙녀, 무대에 서다
 
박양자세실리아
 
 제가 무대에 선다는 것은 상상도 못해본 일입니다.
관객은 많지 않았습니다. 본당 신부님 두 분, 수녀님 한 분, 그리고 교우 십여 명. 그런데 제가 무대에 서는 일이 현실이 되었던 것은 주님이 계시기에 가능 했던 거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능한 테너가수 강정우 선생님의 레슨을 받게 된 것이죠. 레슨을 받은지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교우들의 발표회를 갖는다는 거예요.
저는 여러 가지로 부족해서 빠지려 했지만, 강사님께서 쉬운 곡 선정을 해 주셨어요. 그리고 고음처리가 잘 안 되는 저를 배려해서 음 높이를 한 키 낮추어 부르도록 해주셨지요. 곡배정을 받은 그날부터 저는 고민이 되어 밤잠 설치기를 여러 날 보내며 연습을 했습니다. 성당을 오가는 길에서 인적이 없으면 소리내어 불러보기도하고 u Tobe에서 제가 부를 가곡 ‘남촌’을 틀어놓고 수십 번을 들으며 따라 불러보기도 하며 나름대로 연습을 열심히 했지요. 박자에 신경을 쓰라는 강사님의 말씀을 생각하며..기도하며..드디어 무대에 서는 순간이 왔을 때는 저절로 기도가 나왔습니다.
"주님 저를 살펴주소서."
 이렇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했습니다. 다른 교우들 모두 잘들하드군요. 제가 제일 못한 거 같아서 정말 창피한 마음에 숨고 싶었어요. 그러나 저는 최선을 다한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연습할 때 강사님과 우리나라 가곡을 부르는 동안은 옛친구들과 내 고향 동산에 올라서 부르던 그 풋풋한 처녀 시절이 떠올라 정말 그 순간만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노래를 배우며, 발표하며 드는 생각은 비록 부족하지만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자 주의로 살고 싶어 열심히 했으니,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뿐이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갖게 해 주신 본당신부님 테너 강정우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주 하느님께 진심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박양자세실리아 자매님은 은발의 숙녀로서 9시 바오로성가대 단원이십니다. 그리고 주일 마다 본당 성악교실에서 성악도 배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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