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리파티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4-12-30 11:38:19    조회 : 427회    댓글: 0

  오늘의 묵상
 한 해의 끄트머리입니다. 차가운 하늘에 내린 저녁노을을 내다보며 루마니아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리파티의 마지막 연주회를 담은 음반을 듣습니다. 백혈병으로 서른셋의 나이에 요절한 그가 숨을 거두기 석 달 전인 1950년 9월 16일 프랑스 브장송에서 가진 이 연주회는 마치 희생 제사와도 같은 숭고함이 깃들었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읍니다. 그의 행복과 고통을 가장 깊이 나눈 아내가 전하는 남편의 마지막 연주회의 모습을 조금 길게 옮겨 봅니다.
“그이는 매우 아팠음에도 연주 약속을 반드시 지키려고 했어요. 포기하라고 했던 의사의 권유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에게 연주회는 그가 더없이 진지하게 여긴 음악에 대한 헌신의 증거였기 때문입니다. 그이는 음악을 듣고자 하는 사람들의 영혼에 기쁨을 주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여기곤 했어요. 연주회 전날 브장송에 도착한 그이는 거의 혼절할 지경이었고, 동행했던 의사가 다시금 포기하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는 말했지요. ‘나는 연주를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연주를 해야 합니다.’
연주회 날, 연주회장에서 계단을 오르는 것이 그에게는 마치 골고타 언덕을 오르는 것처럼 숨이 막히며 기절할 것 같았습니다. 공연장을 가득 매운 청중은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마지막 연주회를 듣고자 여기에 온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는 그날의 연주곡인 쇼팽의 열네 개의 왈츠 중에서 마지막 곡을 칠 힘이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는 극도의 피곤함으로 연주를 멈춰 섰고 거의 숨을 쉬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다시 청중들에게 다른 마지막 곡을 선사했습니다”(드라고스 타나세슈큐, 『리파티』에서).
리파티가 마지막으로 연주한 곡은 바흐의 음악으로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예수, 나의 기쁨’입니다. 이곡을 그는 아침마다 기도처럼 연주했다고 합니다.
겨울의 황혼은 이제 밤의 안식에 안깁니다. 한 해의 끄트머리에 저에게 남아 있는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께 봉헌하고 싶은 밤입니다.

                                                                                  매일미사 책 오늘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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