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봉사하며 항상 감사하는 삶 소망

작성자 : jo    작성일시 : 작성일2015-10-27 12:40:51    조회 : 459회    댓글: 0

 

마지막 진료 환자가 신부님이라 행복… 성가 봉사하며 항상 감사하는 삶 소망

치과의사 은퇴 후 새로운 삶 시작하는 장철성씨
 
2015. 10. 25발행 [1336호]


홈 > 평화신문 > 여론사람들 > 일반기사


치과의사 은퇴 후 새로운 삶 시작하는 장철성씨

 

 7일 경기도 일산 마두동성당에서 만난 장철성(즈카르야, 75)씨는 마두동본당 최고령 남성 성가대원이다. 나이가 많아 까딱 잘못하면 다른 성가대원들에게 성가신 존재가 될 수 있음에도 성가대원들은 장씨를 형님이라 부르며 ‘정신적 지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성가대 연습이 있을 때면 가장 먼저 나오고, 성가대가 부른 노래를 녹음한 뒤 성가대 밴드에 올려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애쓰는 이가 장씨다.

인터뷰에 합석한 성가대 총무 김기문(스테파노)씨는 “형님은 말씀을 많이 하시지는 않지만 항상 젊은 성가대원들을 지지하고 격려해주신다”면서 “인생 선배로나 신앙인으로나 가장 닮고 싶은 분이 형님”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자 장씨는 손사래를 치며 “내 노래가 시원찮아지면 알아서 나갈 테니까 성가대에서 쫓아내지만 말아 달라”고 껄껄 웃었다. 장씨는 “성가를 부르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도를 바치는 것과 같다”며 성가대 활동에 자부심을 내비쳤다.

치의학박사인 장씨는 서울 남가좌동에서 46년간 치과의원을 운영하다 최근 은퇴했다. ‘나를 만났던 사람(환자)이 나를 만나기 전보다 행복해져야 한다’는 신조로 사람을 만나고 진료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에 큰 아쉬움은 없었다. 외려 홀가분했다.

장씨가 치료한 환자 중에는 알음알음 소개를 받은 신부와 수녀가 많다. 장씨는 “마지막으로 진료한 환자가 신부님이었다는 것도 큰 축복”이라고 했다. 사제와 수도자에게 치료비를 받지 않으려 한 것을 교회를 위한 작은 봉사로 여겼다.

치의학과 관련한 외부 강의도 많이 하고 치의학 신문과 잡지에도 꾸준히 기고해온 장씨는 2006년에는 「모자를 집어 던져라」라는 제목의 수상집을 냈을 만큼 공부하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은퇴 후 인생을 작가로서 새롭게 출발하고자 합니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 눈높이에 맞춘 치의학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습니다. 의사로서는 좀 생뚱맞은 것 같지만 제가 한시(漢詩)를 무척 좋아합니다. 제 나름의 한시 해설서를 내는 게 꿈입니다.”

장씨가 속한 남성 성가대는 매 주일 본당 새벽 미사 후 인근 국립암센터에 가서도 환우들을 위한 미사 성가 봉사를 한다. 장씨는 “하느님이 내 목소리가 필요 없다고 하실 때까지는 성가 봉사를 하고 싶다”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봉사를 하든 항상 감사하며 하느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신앙인으로 살겠다”고 자신에게 약속했다.

글ㆍ사진=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