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안전지대 만들자] 기후변화로 산림 건조…지구촌, 초대형 산불에 떨고 있다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17 20:48:34    조회 : 584회    댓글: 0

칠레는 지금 '산불과의 전쟁' 중…최소 4만5000㏊ 산림 황폐화
美 네바다주 북부지역 산불…리노 인근 3800에이커 태워


남미 칠레 중부지역은 지금도 대규모 산불로 신음 중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칠레 국립재난관리청(ONEMI)과 칠레산림협회(CONAF)는 최근 "중부지역에서 계속된 산불로 태평양 연안 2만여㏊가 불에 탔다"고 밝혔다.

ONEMI와 CONAF는 중부 발파라이소와 비냐 델 마르시에 적색 경계령을 내린 데 이어 콘콘, 킬푸에 시에는 황색 경계령을 선포했다. 고온 건조한 날씨 때문에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가로 확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도 산티아고로 향하는 주요 도로가 통제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칠레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남부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시작된 산불이 인근 지역으로 번져 최소한 4만5000㏊의 산림과 목초지를 불태웠다.

올초에는 미국 네바다주 북부 지역에 산불이 일어나 무려 1만여명이 대피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월19일 네바다주 북부 도시 리노 인근에서 산불이 번져 3800에이커(약 465만평)를 태웠다.

불은 강풍을 타고 최근 계속된 가뭄으로 바싹 마른 숲을 따라 번져 한때 리노 도심 지역까지 위협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번지자 14개 마을에서 1만여명의 주민을 강제로 대피시켰고 학교 2곳을 폐쇄했다. 50명의 소방관이 불도저를 비롯해 중장비를 동원, 필사적인 진화 작업을 펼친 끝에 불길이 리노로 번지는 것은 막아냈다. 리노는 42만명이 거주하는 북부 네바다주 최대 도시다.

이 같은 대형 산불은 2010년 러시아에서도 발생했다. 2010년 7월 말부터 러시아 중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불은 급속도로 번져 모스크바가 연기에 휩싸였고, 도심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최고 6.5배까지 급증했다. 이 산불로 54명이 숨지고, 81만㏊의 산림이 불에 탔다.

2009년에는 그리스가 불에 탔다. 유럽연합(EU) 산불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그리스 산불로 약 2만1000㏊(210㎢)의 숲과 올리브 과수원, 잡목림 등이 폐허가 됐다. 그리스 정부는 가옥 150채가 불에 탔다고 밝혔다. 산불로 고대 그리스-페르시아 전쟁터였던 마라톤 평원은 화염에 초토화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초대형 산불의 주원인이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 불균형'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립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캐나다 산불연구소의 그루트 박사는 최근 논문을 통해 "근래 들어 산불의 빈도는 예년과 비슷하지만 규모는 대형화하고 있다"며 대기 불균형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러시아 산림청 스타로스틴 국장도 "그동안 러시아에도 크고 작은 산불이 일어났지만 올해의 경우 연일 42도를 오르내린 폭염으로 건조해진 날씨가 원인"이라며 "전 지구적으로 산불 대책을 공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산림청의 존 스탠터프 책임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산림이 건조해져 앞으로 지구촌은 초대형 산불 공포가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이후 봄철 강수량이 감소하며 기후가 건조해지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어 2000년 동해안 산불과 같은 대형 산불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한국도 이제는 산불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닌 지구촌의 문제로 인식해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이상기후에 대비한 산불관리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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