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산지토사재해 변화 경향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17 23:11:23    조회 : 793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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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산지토사재해 변화 경향

글·사진 _ 이창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실제 산사태는 넓은 지역에 위험지역이 분포해도 위험하지만, 특정지역에 집중적인 강우로 인해 위험빈도가 높아짐으로써 위험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어느 시기에는 위험지역이 분산되어 존재하다가 어느 시기가 되면 특정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말에는 생소하던 기후변화라는 말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단어가 되어버린 듯하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가 다양한 피해를 받고 있다. 특히 2012년은 이상기후로 인해 전 세계가 몸살을 앓은 한 해이기도 하였으며,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우기에 1962년 이후 50년 만에 4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는 등 기후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장마 및 태풍에 의한 집중호우의 증가로 발생하는 산지토사재해는 인명 피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피해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신정부에서 국정지표에 「재난재해예방 및 체계적 관리」가 포함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산지토사재해 분야에서 기후변화의 조짐이 시작된 때는 2002년, 2003년으로 태풍 ‘루사’와 ‘매미’로 인한 산사태 피해를 들 수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산지토사재해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서울 ‘우면산 산사태’와 춘천의 ‘마적산 산사태’라고 할 수 있다. 2012년에는 이상기후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산지토사재해 피해면적은 적었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는 산지토사재해의 피해가 2011년 65건에서 2012년에는 90건으로 25건 증가하였다.

2011년 산사태 피해는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시켜 준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산지토사재해 변화 경향
우리나라의 산사태 발생현황을 보면 지난 10년간(2003∼2012년) 연평균 산사태 발생면적이 558ha로, 1980년대 231ha보다 2.4배 증가했다. 1976∼2012년 우리나라 산사태 발생면적 추이를 보면,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 산사태 발생면적은 조금씩 증가하다 2000년대를 경계로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2008∼2012년 5년간 산사태 발생면적은 1,873ha로, 2003∼2007년 5년간 산사태 발생면적 3,702ha에 비해서는 1,829ha 감소했다. 2003∼2007년 산사태 발생면적이 컸던 이유는 2003년 태풍 ‘매미’, 2004년 태풍 ‘디엔무’, 2005년 태풍 ‘나비’,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등 매년 대형 태풍의 피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대비 인명 피해는 28명에서 50명으로 오히려 22명 증가하였다.

 

즉 산사태 발생면적이 위험경향 평가에 중요한 잣대가 되지만 피해의 집중도도 간과할 수 없는 잣대라 할 수 있으며, 기후변화의 영향을 평가할 경우 이들 2가지를 동시에 평가하여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림 1> 2012년 이상기후에 의한 피해(2012, 기상청)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산지토사재해 예측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이슈화되면서 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IPCC :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서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공표하고 있다. 최근의 IPCC 5차 보고서에는 RCP 8.5라는 전 지구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공표하였으며, 이를 기초로 우리나라 한반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하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를 12.5㎞ 격자로 나누어 격자별로 앞으로 2100년까지의 90년간 다양한 기후인자를 대상으로 예측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평균 강수량은 매년 1.79㎜, 90년 동안 161㎜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비록 연간 전체에 걸친 평균적인 값이지만 전체 강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산지토사재해가 앞으로 증가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본 RCP 8.5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 산지토사재해 변화 경향의 공간분석을 실시하였다. 즉, 우리나라 전국을 대상으로 연도별로 산사태발생기준우량(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강우량 값의 기준)을 넘어서는 지역 및 빈도를 분석하여 위험도의 변화를 예측하였다.

 


<그림 2> 미래 기후변화에 따른 산사태 위험도 변화


<그림 2>은 앞서 언급한 산사태발생기준우량을 기준으로 산사태기준우량 초과지역을 기후변화 시나리오 자료를 활용하였을 경우 나타나는 산사태 위험지역의 공간적 분포와 빈도 변화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 2011년에는 중부지역에서 주로 산사태 발생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지역들은 2011년 7월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과 춘천이 속해 있는 지역이다.

 

또한 산사태발생기준우량의 초과 빈도가 100회 이상인 지도상에 붉은색으로 표시되는 지역은 지리산 및 경북 북부지역으로 2012년 산사태가 다수 발생한 하동군과 청도군, 보성군, 순천시가 이에 속한다. 2013년의 중부지역에서 점차 외곽지역인 인천과 경기 일부를 포함하여 주로 충북, 경북, 경남, 전남 등 남부지역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2015년에는 충청남·북도, 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골고루 위험지역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 시기에 처음으로 제주지역에서도 위험지역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 시점부터 공간적인 변화의 경향이 나타난다. 2015년 이전까지의 결과를 보면 산사태 위험도가 높은 곳이 나타나지 않았던 전주와 임실, 나주, 장성, 제주 등에 급격히 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후 2100년까지 이러한 경향은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단양, 제천, 청주, 금산과 포항, 경주, 부산, 대구, 울산에는 2100년까지도 위험지역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중부지역에서도 2050년 이후에는 위험지역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지역은 2017년에도 그러한 경향을 보였다가 다시 2020년부터 위험지역이 나타나는 등 불규칙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 2050년 이후에는 안전하다고는 단언할 수는 없다.

 

<그림 2>에서 빈도의 변화 양상을 보면 중부지역은 넓은 지역으로 분포하나 100회가 넘는 집중된 강우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남부지역들에서는 일부 지역들에 집중하여 붉게 표시되면 높은 위험도를 보였다. 그리고 2100년에는 남부지역의 상당한 범위에서 위험도가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전반적으로 단기적으로는 전국에 걸쳐 골고루 산사태 위험지역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장기적으로는 남부지역에 집중적으로 산사태 위험지역이 분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2050년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산사태 위험도는 공간적으로는 줄어들고 있으나, 남부지역과 같이 빈도가 높아지는 지역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2011년 우면산 피해 때와 같이 면적은 적지만 피해는 집중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의 산지토사재해 시기별 및 공간별 분석 결과와 이를 통한 앞으로 대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중부지역은 산사태 위험지역이 넓은 범위에서 분산되지만, 위험지역이 나타나지 않는 시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므로 최소 2050년까지는 집중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② 충북과 경상도 일부는 산사태 위험지역이 전혀 나타나지 않으므로,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사방시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으로 판단된다.

③ 전라도 일부와 제주는 단기적 분석에서는 위험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위험 범위와 위험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위험지역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므로 해당 지역에 적합한 재해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④ 전반적으로 전라남도, 경상남도의 지리산 권역에 해당하는 지역은 장단기에 걸쳐 산사태 위험도 초과 빈도가 특정지역에 상습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므로 이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재해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맺음말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산사태 위험도의 공간분포를 분석하였으나, 실제 산사태는 넓은 지역에 위험지역이 분포해도 위험하지만, 특정지역에 집중적인 강우로 인해 위험빈도가 높아짐으로써 위험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상기 결과를 보면 앞으로 기후변화에 따라 어느 시기에는 위험지역이 분산되어 존재하다가 어느 시기가 되면 특정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산사태는 단시간의 집중호우만으로도 발생 가능성이 높다. 본문에서 소개한 RCP 8.5에 의한 생성되는 강우량의 최소 단위는 일우량이다. 앞으로 보다 세밀한 예측정보가 제공될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로는 일우량 단위가 한계이다. 따라서 분석 결과가 실제 극한 강우에서 발생하는 산사태 예측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보다 더 극한 강우가 단시간에 내릴 경우를 고려한다면 어쩌면 최소한의 기준일 수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따라 보다 더 극한 강우 패턴을 보이고 산사태 위험도 더욱 극단적인 형태로 전환될 수 있다. 앞으로 이 분석자료가 최소한의 산사태 위험도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지역별, 시기별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적절한 대책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장마철의 불청객, 산사태 줄일 수 있다

글·사진 _ 이현복 (서부지방산림청장)

사방댐(전북 진안군 부귀면)사방댐(전북 진안군 부귀면)지구촌이 폭염과 폭우, 태풍 등 각종 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6월에만 인도 북부지역에 기록적인 폭우로 5,700여 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마을 4천여 곳이 산사태로 매몰된 끔찍한 사고에 이어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산불을 진화하던 소방관 19명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7월 중순에는 중국 서부에 있는 쓰촨성에 불과 나흘간 1,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 ‘솔릭’의 영향으로 사망·실종자 300여 명, 이재민 730만 명이 발생했다.

 

 

해마다 이맘때쯤 큰 피해를 가져오는 산사태도 자연재해의 하나다. 우리나라도 여름철이면 태풍과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가 매년 되풀이되는데, 최근 들어 그 피해가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다. 산림청 통계를 보면 1980년대에는 산사태 피해가 연평균 231㏊ 정도였으나 2000년 이후에는 연평균 713㏊로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에 의해 인명피해 377명, 재산피해 약 9조 원 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고, 2011년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로 서울 우면산에 산사태가 발생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있었다.

 

 

 

 

이처럼 산사태가 많이 나고 대형화되는 원인은 시간당 50㎜ 이계류보전사업(경남 남해군 삼봉면)계류보전사업(경남 남해군 삼봉면)상 내린 폭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산사태에 약한 지질과 지형구조도 한몫을 했다.

 

 우리나라는 화강암과 변성암이 전체 산지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경사도 30∼60도에 달하는 사면이 많아 산사태에 취약한 실정이다.

 

올해는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다. 7월 초순부터 많은 비가 내렸는데 순창 355㎜, 남원 352㎜, 장수 333㎜, 광주 282㎜ 등 특히 호남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산사태는 지형적 요인과 기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지형적 요인에 따라서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도 강우량 등 기후적 요인이 작용하지 않으면 산사태는 발생하지 않으며, 반면에 지형적 요인에서는 산사태 발생 가능성이 낮더라도 집중호우 등 기후적 요인이 작용하면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산사태가 발생하여 흙더미가 흘러내리면서 계곡에 있는 돌과 빗물이 섞여 토석류(土石流)로 확대되면 속도가 빨라지고 위력은 커진다.

불행하게도 우면산 산사태처럼 토석류가 도시생활권에서 발생하면 숲가꾸기숲가꾸기인명과 재산피해는 더욱 늘어난다.

 

산림청에서는 산사태를 예방하고 만약에 산사태가 발생하였을 경우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여 대비하고 있다. 먼저 솎아베기와 가지치기 등 숲가꾸기를 통해 산사태에 강한 숲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숲의 산사태방지 효과는 말뚝효과와 그물효과가 있는데, 말뚝효과는 굵은 뿌리가 땅속 깊이 뻗어 말뚝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물효과는 가는 뿌리들이 서로 엉켜 흙이 붕괴되지 않도록 붙잡는 것을 말한다. 숲을 잘 가꾸면 생태적으로 건강할 뿐만 아니라 산사태를 방지하는 효과가 커진다.

 

 

둘째, 사방댐이나 계류보전사업 등을 통해 산사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사방댐은 계곡 상류에서 발생한 산사태 등으로 인해 토사가 한꺼번에 하류로 쏟아지는 것을 방지해 하류의 주택이나 농경지의 피해를 막아준다. 사방댐은 그 효과가 입증되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부지방산림청 관내집중호우 피해복구공사(강원 인제군 덕적리)집중호우 피해복구공사(강원 인제군 덕적리)에는 220개의 사방댐이 시설돼 산사태 방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해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생활권 주변의 산사태 우려가 있는 지역을 우선으로 사방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셋째, 산사태정보시스템 등 빠르고 정확한 시스템을 구축해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차선이긴 하지만 산사태를 막기 어렵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 산림청에서는 산사태정보시스템을 통해 전국 단위의 산사태 위험등급지도 및 산사태 예측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부지방산림청은 213개소에 산림 431㏊를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해, 우기 전인 6월 말까지 일제 점검을 마치고 미비점을 보완했다.

 

 

아울러 산사태 취약지역 인근 주민들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호우경보나 산사태 위험예보가 발령되면 휴대폰이나 마을방송 등을 통해 주민대피 등 행동요령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산사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발생한다.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미리 잘 대비하면 피해를 줄일 수는 있다. 먼저 우리 주변 산에 붕괴위험이나 토사가 흘러내릴 위험이 없는지 살피고, 산사태 징후를 발견하면 바로 신고하고 대피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또한, 산사태가 일어날 위험이 있는 지역에는 가까이 가지 않고, 비가 올 때에는 계곡 근처에서 야영을 금지하는 등 스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안전의식 고취가 필요하다. 재난은 정부와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할 때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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