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역습]작물재배한계선 지속 상승…북상하는 한반도의 생물서식지도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6-09-01 21:51:09    조회 : 543회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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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생물서식 지도가 바뀌고 있다. 과일 등의 재배한계선이 북상하면서 그 자리를 파파야, 망고 등 아열대성 작물이 채우고 있다. 동물, 곤충 등의 서식지도 지속적으로 북상하고 있다. 한반도 연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제주도에서 잡히는가 하면, 남방계열 잠자리류인 연분홍실잠자리가 최근 서울에서 다수 발견됐다. 이 같은 생물서식 지도의 북상은 향후 생태계와 함께 먹을거리에 끼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기온이 전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아지면서 기존의 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작성한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를 보면 사과, 복숭아, 감귤, 녹차 등의 한계 재배지는 이미 많이 북상했다. 
 
[그래픽=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지도. 제공=농촌진흥청]

사과의 경우 대구, 경북에서 주로 생산되던 것이 경기도 파주와 포천,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까지 넓어졌다. 제주 한라봉은 충북 충주로, 복숭아는 경북에서 경기ㆍ강원으로, 녹차는 전남 보성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올라갔다. 때문에 ‘대구 능금’, ‘제주 감귤’ 등도 옛말이 돼 버렸다.

문제는 재배한계선의 북상에 그치지 않고, 재배가능지역 자체가 급속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사과는 지난 30년 동안 국토의 68.7%에서 재배 가능했지만 2020년대 36%, 2040년대 15.3%, 2050년대 10.5%로 줄어 2100년쯤에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재배될 것으로 예측됐다. 강원도의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도 2010년 7449㏊에서 2020년 4516㏊, 2050년 256㏊으로 급감한 뒤 2090년에는 사라질 전망이다.

생물 서식지도 바뀌고 있다. 몇 년전부터 대형 참다랑어 제주도에 출몰하고 난류성 어종인 멸치와 오징어 등이 제주와 남해를 넘어 서해와 강원도까지 올라왔다. 아울러 남방계열인 연분홍실잠자리, 하나잠자리 등도 서식지를 경기도, 서울로까지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검은이마직박구리, 물꿩 등 아열대 조류가 부산서 확인됐다.

이처럼 작물 재배지역의 잇따른 북상으로 작물의 생산량 및 품질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태계 서식지도 바뀌면서 생태계 교란, 전염병 확산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한반도(온대) 기후에 적합한 작물들의 경우 품질과 함께 생산성도 떨어져 재배지의 이동도 불가피해 질 것”이라며 “농업환경에 맞는 재배지 변동 예측 기술 개발과 함께 생태계 교란에 따른 병해충 증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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