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온도 상승 대책이 시급하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작성일시 : 작성일2018-08-30 09:36:13    조회 : 365회    댓글: 0

 

[김용백 칼럼] 해수면온도 상승 대책이 시급하다


입력 :  2018-08-29 04:04


[김용백 칼럼] 해수면온도 상승 대책이 시급하다 기사의 사진  올여름 장기간 폭염과 이상 태풍은 해수면온도 상승에 영향을 받은 것…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
 한반도 주변 바다의 변화에 대한 분석과 종합 대응체계 서둘러야 한다
 

한반도 기상 예측이 힘들어졌다. 때늦은 가을장마전선이 전국을 오르내리며 국지성 호우를 퍼붓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폭염과 태풍으로 시달렸던 국민들이 가을을 느끼며 안정감을 가질 시기인데 기상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난 주말엔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이 국민들을 긴장시켰다. 예보마저 오락가락해 논란까지 야기했다.

기상청은 당초 솔릭이 섭씨 28도 안팎의 고수온해역을 따라 움직이며 세력이 강화되거나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한 비와 강한 바람의 동반도 예상했다. 실제로는 10분간 평균 최대풍속 초속 17m 이상의 태풍급 강풍이 분 곳은 전국에 그리 많지 않았다. 호우피해도 제주도와 전남, 산간지역 등에 그쳤다. 태풍 경로와 관련해서도 목포 상륙, 태안반도 남부 상륙, 다시 목포 상륙으로 발표가 바뀌었다. 그 바람에 솔릭 예상 경로 지역에선 각급 학교가 휴업하는 등 재난예방조치를 취하는 소동을 겪어야 했다.

예보가 보다 분명하지 못했던 것은 관측 공백 지역인 해상에서 솔릭의 진행속도가 이례적인 시속 4∼8㎞로 갑자기 느려지면서 비롯됐다. 한반도 주변 해수면온도의 상승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해수면온도 상승은 폭염과 열대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상청의 집계로는 전국 평균 폭염 일수가 22일까지 31.2일이었다. 과거 가장 더웠던 1994년의 31.1일을 추월했다.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도 16.7일로 1994년의 17.7일에 근접했다. 이로 인해 바다도 뜨거워졌다. 전국 연안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고수온 주의보(28도 도달)와 고수온 경보(28도 이상이 3일 지속)가 반복됐다. 장기간 폭염에 의한 대기온도 상승과 일사량 증가, 지난 몇 년간 태풍이 거의 없었던 것 등이 원인이었다. 뜨거워진 표층 바닷물은 차가운 아래층 바닷물과 순환하며 열을 줄여야 하는데 표층 바닷물이 섞이지 못한 채 대기로 열을 다시 방출한 것이다.

최근 3년간 한반도 고수온 영역은 급격히 넓어지고 있다. 여름철 한반도 주변 해수면온도는 24∼25도다. 2016년 7월 평균 등수온선(바다 표층 수온이 같은 지점을 이은 가상의 선)이 태안∼울산 인근 해역이었다. 2017년 백령도∼속초 인근 해역, 올여름 평안북도∼함경남도 인근 해역까지 북상했다. 바닷물의 복사열 방출은 연안생태계는 물론 한반도 기상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매년 폭염과 열대야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바다 어종의 변화, 어획량 감소, 양식어 집단 폐사, 태풍이나 해일의 변화 등이 현실화됐다.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강화돼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반도 주변 바다에 어떤 변화가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부처와 유관기관의 공동의 연구와 협력은 보다 정확한 예측과 대비를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광범위한 피해를 낳는 폭염이나 태풍 등이 해수면온도 상승과 관련이 깊다. 올여름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은 우리에게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갑자기 닥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일깨웠다. 세계 기상학자들은 지구 해수면온도가 머지않아 더 오를 것이고 한국이 태풍 피해를 가장 크게 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연구 결과도 2060년까지 태풍과 홍수 피해액이 한 해 국내총생산(GDP)의 1.03%인 23조원까지 늘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기상청은 지난해 말 도입한 다목적 기상항공기를 이번 솔릭 예찰에 활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기체가 작아 태풍 가까이 접근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항공기로 태풍에 접근해 관측 장비인 드롭존데(Dropsonde)를 태풍 중심에 떨어뜨리지 못했고 기압·습도·온도·풍향·풍속 등의 정보를 얻지 못했다. 미국, 일본 등은 태풍의 눈에 드롭존데를 떨어뜨린 뒤 태풍의 내부 구조를 모니터링 해 예측도를 높이고 있다. 입체적 관측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는 예측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풀리거나 부정확한 예보의 소동과 피해를 최소화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

정부는 올여름 폭염을 재난 수준이라고 했다.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하 재난안전법) 개정으로 적어도 내년 상반기 중엔 폭염에 대한 안전 대비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재난안전법 개정은 피해 확산을 막는 지원이나 피해 복구 조치를 규정한다. 그런 사후적인 것보다는 정확한 예측과 피해 예방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과연 기상 예측을 위한 첨단 장비 운영과 전문 인력 양성 등의 노력은 제대로 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논설위원 ybkim@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999751&code=11171415&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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