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기상정보 활용해 가뭄 대비하자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14 23:05:31    조회 : 346회    댓글: 0
▲ 임용한 대전지방기상청장▲ 임용한 대전지방기상청장 9월도 어느새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기사입력 : 2015-09-14 13:57 지면 게재일자 : 2015-09-15 면번호 : 18면
그러나 연신 내리쬐는 태양을 보면 아직 그 기세가 대단해 여름을 쉽게 놓아줄 것 같지 않다. 여름이 들어서는 6월의 중순께 시작된 긴 장마가 7월 하순께 드디어 종료되면,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게 확장해 한반도 전역을 덮으면서 본격적인 찜통더위를 가져 온다. 그리고 가을이 가까워지면 발달하는 한랭 건조한 대륙 고기압의 세력에 의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시 남쪽으로 밀려나면서 집중폭우 형태의 강수가 자주 내리는 짧은 가을장마와 함께 한여름의 막은 끝나게 된다. 이와 같이 여름철은 무더운 날씨와 함께 장마와 태풍, 집중폭우가 이어지면서 연 강수량의 약 3분의 2 이상을 공급하고 있어 수자원 확보 측면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계절이기도 하다.

올 장마는 6월 24일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시작되어 7월 29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후에 끝났다. 따라서 올해의 장마기간은 각각 제주도 30일, 남부지방 36일, 중부지방 35일로서, 제주도는 평년(32일)보다 짧았으나 남부와 중부지방은 평년(32일)보다 길게 나타났다. 한편 장마기간 동안 전국의 평균 강수량을 보면 240㎜로서 평년(356㎜)보다 크게 적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강수량의 지역적 편차가 크게 나타나면서 남부지방은 예년과 비슷했으나 중부지방은 마른장마(dry changma)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장마철 강수량이 예년에 비해 훨씬 더 적었다는 것이었다.

올 중부지방의 강수량이 적었던 주원인은 장마 초반에 동서로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과 상층한기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이 주로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했으며, 후반에는 연달아 발달한 태풍(제9호 태풍 찬홈, 제10호 태풍 린파, 제11호 태풍 낭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가 불안정해 지면서 장마전선이 활성화 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연이은 태풍들도 중부지방에 도달하기 전에 급속히 약해지거나 소멸해 기대했던 만큼의 강수량을 가져다주지 못하였다. 대전 충청지역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금년 장마기간에 강수량이 평년의 67%정도에 머물면서 특히 충청도를 포함 중부 이북지역에서는 가뭄으로 농사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장마기간의 가뭄현상이 비단 올 여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2013년 제주도에서는 관측 이후 90년 동안 최악의 가뭄으로 큰 고통을 겪은 바 있다. 제주도는 연 강수량이 평균 1500㎜가 넘는 다우 지역이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가뭄이 발생하면 대처능력 부족 등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한다.

이렇듯 최근에는 봄철 가뭄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장마철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는 물론 일부지역에서는 마실 물마저 부족한 상황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가뭄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가져다 준 결과라고 진단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기후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도처에서 기상이변을 자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특정 지역에서의 집중폭우 증가는 필연적으로 다른 지역에서의 심한 가뭄을 가져다주는 강수량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장마 같지 않은 장마도 우리가 또 다른 위기에 직면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지치지 않는 태양의 기세는 폭염과 함께 우리에게 마른장마를 이겨낼 채비를 갖추라고 말하는 듯하다.

기상청에서는 가뭄현상에 적절히 대비하기 위해 홈페이지 '생활과 산업' 게시판에 가뭄정보(강수현황)를 매일 11시에 업데이트 해 제공하고 있다. 올해 1년 누적 강수량 분포도와 1년 누적 강수량 평년비를 비교해 보면 8월 하순(31일)까지 대전, 충남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약 800~1100㎜로서 누적 강수량 평년비의 약 50~70%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가뭄은 조용히 우리에게 다가와 결코 적지 않은 피해를 남기는 또 다른 기상재해이다. 기상청이 제공하는 가뭄정보를 잘 활용해 가뭄피해에 대비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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