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관리 필요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15 13:19:30    조회 : 355회    댓글: 0
 
▲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바다의 소리 없는 무법자인 적조로 인해 어업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먹거리에 따른 국민의 생활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과거 70~80년대에는 우리나라 주변어장은 어로기술의 급격한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풍요로운 바다였다. 1970년대의 어업생산량은 약 120만 톤, 1980년대 152만 톤으로 높았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115만 톤으로 크게 감소하기 시작해, 어선의 현대화가 이루어진 2013년에는 오히려 104톤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우리바다의 수산자원이 감소한 이유로 미성어를 포함한 과도한 어획(남획), 주변국의 EEZ 선포에 따른 조업어장의 축소와 그에 따른 어업 간의 어장 경쟁 심화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급격한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어장환경 변화와 주요 수산자원의 풍흉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수산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 주변해역에서는 지난 46년간(1968~2013) 해양 표층의 평균 수온이 1.19℃ 상승했고, 이는 동 기간 전 세계 표층수온 상승(0.37℃)의 3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기후변화를 포함한 해양 환경의 변화가 우리나라 수산자원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 할 수 있다.

첫째는 주 어획대상 종의 교체이다. 해역별로 살펴보면, 1980년대 동해의 대표적인 어획대상종이었던 명태, 살오징어는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살오징어, 붉은 대게로 교체됐으며, 남해에서도 말쥐치, 멸치, 정어리가 멸치, 고등어로 변경됐다. 서해의 대표종인 갈치, 동죽, 꽃게는 멸치, 꽃게, 굴류로 변했다.

둘째는 아열대성 어종의 잦은 출현이다. 물론 과거에도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이 간혹 보고됐으나, 최근에는 참다랑어 등 아열대성 어종의 어획량이 증가하고, 깃털제비활치, 귀상어, 양쥐돔, 흑새치, 보라문어, 백미돔, 날새기 등 남방계 어류들의 출현도 빈번해지고 있다.

셋째는 수산동·식물 서식지의 북상이다. 2011년 독도 주변해역의 자원분포 조사에서는 제주 주변 해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자리돔의 서식 및 산란장이 확인되는 등 수온 상승 영향으로 어류의 서식 분포가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살아있는 생물인 수산자원이 기후변화라는 자연현상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생존본능에 순응하면서 종족번식의 능력을 통해 감소할 수도 있고, 증가할 수도 있다. 물론 여기에는 인간의 인위적인 과도한 어획노력이 없을 때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국제야생동물보존협회(WCS, Wildlife Conservation Society)는 지난 17년간의 연구결과를 통해 "엄격한 어업관리가 기후변화를 극복하게 하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세계의 관심은 수산자원의 과도한 이용을 방지하면서 자원회복을 위한 어획능력 관리와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어업으로 전환해 나가자는 데 모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맞춰 남획으로 고갈되는 수산자원을 회복하고 적정한 수준의 자원유지와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한반도 주변해역의 수산자원 변동 예측과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변화하는 각 해역의 특성에 신속히 대응하고, 기초생산력과 연계한 영양단계별 먹이망 구조 분석과 재생산력의 추정 등을 통한 생태계 전반의 광범위한 정보 확보를 위한 연구에 집중할 것이며, 도출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생태계기반의 수산자원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해양수산부에서는 수산자원의 지속적인 번식과 보호를 위해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어업인, 관계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는 국민들이 즐겨 먹는 갈치, 고등어, 참조기 및 살오징어를 포함해, 말쥐치, 주꾸미, 낙지 등 15종이 포함됐다. 이들 어종은 요즘 들어 어획량이 줄고 미성어의 어획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최소성숙체장과 산란기를 중심으로 포획금지체장과 기간을 신설 및 조정하려는 것이다.

곧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면서 참조기, 갈치 등 수산물 가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가을철 대표생선인 ‘전어’의 어획시기가 빨라져 늦여름부터 식탁에 오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처럼 수산물의 풍흉은 오래 전부터 우리의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와 어업인들이 수산자원의 합리적인 이용과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풍요로운 수산자원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도톰하고 부드러운 국내산 갈치가 우리 후손의 밥상에 오르고, 제사상에 올릴 수 있는 참조기가 부족하지 않도록 지금은 책임있는 선택과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545호] 2015년 09월 02일 (수) 11:46:48 강준석 국립수산과학원장 hdhy@hanmail.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