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기아다.

작성자 : 미리내    작성일시 : 작성일2015-09-17 15:02:07    조회 : 639회    댓글: 0
환경정의연구소 조성돈실장

 

기후변화는 기아와 벌이는 전쟁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쪽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행동이 반대편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죽음이라는 최악의 피해로 나타납니다. 지금 비행기나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누굽니까? 디자인이 예쁜 신발을 사고, 봄 맞이로 마음에 드는 봄옷을 한 벌 사는 게 뭐가 그리 잘못됐습니까? 이런 일은 산업국가에 사는 우리로서는 전혀 양심에 가책이 없이 하는 일상의 소비입니다. 이런 소비들이 모여 기후변화가 촉진되지만 그것은 우리의 인식 밖의 문제입니다. 오히려 적절한 소비는 경제에 도움을 준다고 배웁니다. 

 

 

한해 최소 15만명이 기후변화로 죽어갑니다(사실 정확한 집계도 불가능합니다).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이 기후변화로 가뭄이 계속되면서 먹을 물조차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유엔 산하 국제인구행동연구소는 물 기근국가로 분류한 나라 중에 식량난 기아문제로 어려운 나라로 케냐, 부룬디,알제리, 르완다, 밀라위, 소말리아 등을 꼽고 있습니다. 페트병 2개를 들고 하루종일 먹는 물을 구하러 가는 어린아이들을 여러분도 매스미디어를 통해 본적이 있을 겁니다. 가뭄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고, 급기야 난민으로 전락합니다. 동물들처럼 물을 찾아, 농사지을 땅을 찾아 이동을 하게 되고, 토착주민들과 마찰이 생겨납니다. 이런 이동과 마찰은 주변국까지 번지게 되고 국경은 통제되면서 집단 충돌로까지 이어집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에 걸쳐 925백만명이 기아에 굶주리고 있습니다. 60억명을 넘은 지구촌의 인구는 2050년에 90억명으로 늘어납니다. 반면에 농경지는 30년전부터 15억 헥타르에서 늘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새로 개간되는 농경지도 있지만 도시화로 축소되는 농경지와 상쇄됩니다. 중국에서만 지난 10년간 8백만헥타의 농경지가 사라졌습니다. 중국과 인도가 산업화되면서 고기 소비량이 늘어납니다. 1kg의 돼지고기를 먹기 위해서는 3kg의 곡물이 필요하고, 쇠고기는 7kg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사람이 먹을 식량은 줄어드는 것이지요. 미국 기후정책연구소의 랜스터 브라운은 전세계 연간 20억톤의 곡물생산량으로 인도처럼 채식을 위주로 할 경우 100억명이 먹을 수 있고, 이탈리아인처럼 식생활을 할 경우 50억명, 미국처럼 쇠고기와 계란을 주식으로 할 경우에는 단지 25억명만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에 기후변화가 가속도를 붙입니다. 국제기구인 저먼워치는 더 높아진 기온, 풍수해로 인한 피해의 증가, 사막지역의 확대, 토지염분 농도의 증가, 가뭄으로 인한 물부족 이 확대되면서 농경지가 줄고 수확량이 줄어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식량의 안정적 확보가 어렵게되고 여기에 인구가 늘어나면서 식량난은 가중됩니다. 기후변화로 전염병과 풍토병은 더 심해집니다. 결국 기후변화의 피해를 받는 지역은 사람이 살아가기가 어렵게 되고 앉아서 죽느니 옮겨보자고 기후변화 피해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이 이루어지지요. 기아에 허덕이며 난민이 되는 것입니다.

 

 

세계생태기금(UEF)은 지난해 '기후변화가 농작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과 2020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현재 전세계 인구 7명당 1명꼴인 기아인구가 2020년엔 5명 중 1명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는 사람이 먹기에도 부족한 식량을 가축, 자동차와 나눠먹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전세계 곡물 생산량의 35%를 가축 사료로 쓰이고 있고, 기후변화 대비로 팜오일이나 에탄올로 자동차 연료도 사용합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미국 옥수수 생산량의 약 30%가 자동차용 에탄올을 생산에 쓰여진 답니다. 유엔식량기구(FAO) 사무총장인 자크 디우프는 기후변화는 기아를 더욱 늘린다며, 지금 즉시 행동에 나서야한다고 외칩니다. 기후변화는 인류의 안정적인 식량확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협요소입니다.

 기아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디우프총장은 지금 즉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해결책은 없어 보입니다. 최소한 십 수 년간 아프리카의 이 같은 기아와 굶주림은 계속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자나라 부자국민들이 자비심도 부자가 되서 구호물자로 구제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 역시 실현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또 구호물자로 당분간 난민들을 구제한다고 해도 이것이 진정한 구제책은 아닐 것입니다. 진정한 구제책은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기후변화가 없던 그 옛날로 되돌려져서 다시 농사를 짖고 살아가는 것인데 기후변화로 한번 망가진 삶의 터전을 원상복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들의 고난은 누구 때문일까요? 과거 제국주의 침략을 받아 식민통치를 받을 때는 타도할 대상이라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고통은 누구를 탓해야 하나요? 고통받는 주민들은 하늘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대답을 많이 합니다. 비가 많이 와야, 숲이 살고, 농지가 살고, 우물이 차고, 강에 물이 흐르면 버리고 온 고향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꿈 같은 희망이지요. 그들은 자동차를 모는 산업국가의 우리를,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나를,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공장을 가동하는 기업주를, 대량생산 대량소비 체계를 가동하는 자본주의가 책임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늘에 영향을 주어서 땅를 메마르게 했는데도 하늘을 탓하지 우리를 탓하지 않습니다. 힘없고 무지한 원주민은 지구 반대편의 우리가 원인제공자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습니다. 피해 원주민 나라의 유식한 지도자들은 국제회의장에서 선진국의 책임을 따지며 대책을 호소하지만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선진국 자신의 문제가 아니니까요. 환경부정의, 기후부정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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