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 이기인

작성자 : 다다    작성일시 : 작성일2013-12-28 09:25:31    조회 : 652회    댓글: 0
오랜만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당신을 만났지요
나는 당신의 등뼈를 본 첫번째 사랑이지요
당신의 등뼈에 붙은 살이 얼마나 얇은지 알고 있는 사랑이지요
그렇게 얇은 삶이 바람에 견딘 것을 알고
손가락으로 당신의 등을 더듬어볼 수 있도록 허락하신 일과
뒤돌아서서 날 깨우쳐주신 마른 가슴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요
내가 처음부터 만질 수 없었던 당신의 몸은 바람이 부는 동안
내가 사는 골목까지 날아와 기다렸지요
당신은 그때 젖은 시집 속으로 부끄러워하는 몸으로 들어왔지요
혼자서 살아온 당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줄까요
불빛처럼 아름다운 당신의 이야기를 밤새 읽다가
 
* 이 시인은 시 속의 당신을 논리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니고 있는 감성을 흔들어 논리와 지식을 넘어서는 삶을 감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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