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7일, 세계 곳곳에서 기후정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질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기후정의행진'은 기후위기에 맞서 정의로운 전환과 변화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연대 행사다. 한국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행진이 예정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기대된다.
이 행진은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점점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속에서 정부와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변화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집단적 목소리다. 극심한 폭염, 가뭄, 홍수,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이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기후정의행진을 앞두고, 저는 빈빈책방을 통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거야!》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기후위기에 맞서 싸운 여성 환경운동가 10명의 삶과 업적을 담고 있다. 제목 그대로 침묵 대신 행동을 선택한 지구 영웅들의 이야기, 편견과 억압에 맞서 지구 환경과 생명을 살린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살충제의 위험성을 최초로 경고한 레이철 카슨부터 미나마타병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알린 이시무레 미치코, 바다의 대모 실비아 얼, 그린벨트 운동으로 아프리카에 나무를 심은 왕가리 마타이,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반다나 시바, 한국 환경운동의 선구자 박영숙, 최초의 녹색당을 창당한 페트라 켈리, 자본주의와 기후위기의 관계를 폭로한 나오미 클라인, 학교 파업으로 기후행동을 촉구한 그레타 툰베리, 그리고 기후정의를 외치는 아프리카의 목소리 바네사 나카테까지. 그동안 침묵을 강요받던 여성들이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어 지구 환경을 지켜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단순히 인물의 삶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나 혼자 무엇을 한들 세상이 바뀌겠어?"라는 무력감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작은 목소리가 모여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환경운동 역사의 분기점이 되는 사건과 여성 환경운동가들의 대표적인 활약을 담은 연표와 키워드별로 정리한 표를 통해,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환경운동가들의 연결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서울대 김정욱 명예교수는 "기후위기로 병들어가는 지구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힘쓴 진짜 영웅들의 이야기"라고 이 책을 평했고, 전 녹색연합 공동대표 윤정숙은 "거침없이 정의로운 그들의 삶은 우리에게 말한다. 지금, 함께 행동해야 미래가 달라진다고"라고 추천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무력감을 느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작은 목소리가 모여 거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구절을 소개하자면, "그레타는 전 지구적 기후조절 장애 현상을 만천하에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아파하게 될수록, 더 많이 외치게 될수록 지구의 병적 증상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우리는 그레타(들)의 아픔과 외침을 외면하면 안 된다. 그리고 나아가, 우리 모두 그레타가 되어 그 아픔과 외침에 동참해야 한다."(160쪽)라는 내용이 있다. 또한 "바네사의 이 힘찬 외침은 전 세계를 울리며 기후정의를 향한 새로운 길을 열었다. 기후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인권, 정의, 평등의 문제임을 일깨웠다."(172쪽)라는 구절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9월 27일 기후정의행진은 이처럼 기후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인권, 정의, 평등의 문제임을 함께 외치는 자리다. 이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거야!》에서 보여주는 여성 환경운동가들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기후위기는 특히 약자에게 가혹하며,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들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후위기 문제를 떠올리면 막막해지기 쉽다. 지금 이 순간에도 탄소 배출이 이어지고 있고 지구의 평균 기온은 임계점을 넘어가고 있으며, 이상기후 현상이 빚어낸 기후재난은 나날이 규모가 커지고 위협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일까? 지구에는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것일까?
답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거야!》에 나오는 여성 환경운동가들이 보여주었다. 우리도 그들처럼 침묵을 깨고 행동할 때다. 오는 9월 27일, 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해보자. 우리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거대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책을 통해 영감을 얻고, 행진을 통해 연대하며,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에 동참하자.
유미호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