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철 기후 특성 자료
전국 평균기온 25.7도…역대 1위
서울 열대야 46일, 관측 이래 최다
집중 호우-가뭄 지역 양극화 뚜렷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8월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그늘에 들어가 햇빛을 피하고 있다. [연합][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올여름 ‘역대급 더위’로 각종 신기록이 쏟아졌다. 여름철 전국 평균 기온이 25.7도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뜨거웠고 열대야 일수는 서울 46일로 117년 만에 가장 많았던 여름이었다.
강수량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도 이번 여름철 기후의 주요 특징이다. 전국 강수량 자체는 평년보다 적었지만 비가 한번 내렸다하면 그야말로 ‘물폭탄’이었다. 수도권, 강원 영서, 남해안에는 집중 호우가 쏟아진 반면 강원 영동 지역은 가뭄이 발생했다. 특히 강원 강릉시는 극한 가뭄으로 국가 재난사태까지 선포됐다.
기상청은 4일 이같은 내용의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밤낮 구분없이 ‘찜통’이던 올여름…역대 최악
2025년 여름철(6~8월) 전국 평균기온 및 평년 대비 편차 분포도 [기상청 제공]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평년(23.7도)보다 2.0도 높았다. 종전까지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꼽혔던 지난해(25.6도)보다도 0.1도 올라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세력을 확장해 6월 말부터 때이른 더위가 시작되서다. 올여름 북태평양고기압은 열대 서태평양의 활발한 대류 활동과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온도 영향을 받아 세력을 빠르게 키워나갔다. 6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5도 상승한 이유다.
작년까지만 해도 본격적인 무더위는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나 시작됐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한 달씩이나 더위가 빨리 찾아온 것인데 실제로 7월 8일 경기도 일부 지역에손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어서기까지 했다.
2025년 여름철 일별 전국 평균기온 시계열. 괄호 안의 값은 순서대로 월평균기온, 평년 대비 기온 차이, 순위를 의미한다. [기상청 제공]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이 더해져 기온이 치솟았다. 대기 상층에는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대기 중하층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이중 이불’처럼 우리나라를 덮어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 상공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8월 하순의 전국 평균기온은 27.8도로 평년보다 3.9도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기록했다. 강원도 강릉과 대관령 등 13개 지점에서는 8월 하순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올여름은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폭염이 심했다. 전국 폭염일수는 역대 3위인 28.1일로 평년보다 17.5일 많았다. 남부지방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20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폭염일수를 기록했으며 대관령은 사상 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했다.
강원 강릉지역의 밤 최저기온이 28.2도를 기록한 지난 8월 3일,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서 피서객들이 잠을 자고 있다. [연합]낮뿐 아니라 밤에도 끓어올랐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평년보다 9일 많은 15.5일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올해 관측된 열대야일수가 평년(12.5일)의 4배 가까운 46일이었다. 서울에서 기상 관측이 처음 이뤄진 1908년 이후 117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부산·인천·강릉·속초·목포·청주에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열대야일수를 기록했다.
짧은 장마철에 강수량 확 줄었지만…극한호우 피해는 더 커졌다
올여름 비는 적게 내렸다.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 적었고 강수량은 619.7㎜로 평년(727.3㎜) 대비 85.1%에 그쳤다.
북태평양고기압의 빠른 확장으로 장맛비가 일찍 시작되고 일찍 종료됐기 때문이다. 올해 장마철은 제주도의 경우 6월 12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6월 19일에 시작돼 평년보다 각각 4~7일 가량 빨랐다. 제주도는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 남부지방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됐고 장마 기간이 각각 15일과 13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 중부지방은 평년보다 6일 빠른 7월 20일에 장마가 끝났다.
이로 인해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200.5㎜로 평년(356.7㎜) 대비 55% 적었다. 강수일수도 8.8일로 평년(17.3일)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2025년 여름철 고온 원인 모식도 [기상청 제공]다만 비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여 호우 피해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7월 중순에는 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과 강하게 충돌해 폭우가 쏟아졌다. 무엇보다 7월 16~20일에 전국적으로 200∼7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북서쪽 찬 기압골의 영향을 지속해서 받는 가운데 동~남동쪽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충남 서산과 경남 산청 등에선 1시간 최다강수량이 100㎜를 넘어서기도 했다.
8월 초엔 저기압의 영향으로 충청 이남 지역에 비가 집중됐다. 중순엔 정체전선(장마전선)에 의해 비구름대가 만들어지면서 수도권, 강원영서, 남해안에 강한 비가 내렸다. 특히 3일에는 전남 무안과 함평, 13일에는 수도권 북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단시간에 물폭탄이 내려 1시간 최다강수량이 100㎜를 초과했다.
2025년 여름철 일별 전국 강수량 시계열. 괄호 안의 값은 순서대로 월강수량, 퍼센타일, 순위를 의미한다. [기상청 제공]한편 강원 영동 지역은 혹독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 영동의 강수량은 232.5㎜로 평년(679.3㎜)의 34.2% 수준에 머물렀으며 강수일수도 24.7일로 평년보다 18.3일 적었다.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비구름이 약화되는 지형효과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 여름 남서풍이 우세해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지 않았던 탓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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